김천 직지사 옆 복사골, 그곳이 그녀의 친정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허스키했고,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이야기들이 목구멍을 지나며 낮게 떨리는 듯했다. “거기 가고 싶어.”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그곳은 그녀의 젊음이 묻혀 있는 곳이고, 그녀의 뿌리가 남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요양원의 한 작은 침대에 누워 하루를 보낸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편적이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살고 있고, 아들은 재산을 물려받고 떠났다. 딸의 신세를 잠시 지다가 결국 이곳으로 왔다. 면회를 오는 가족은 없다. 마치 그녀의 과거는 요양원 문턱에서 발길을 멈춘 듯하다. 그 모든 관계는, 그 모든 인연은, 이생에서의 이별로 종결된 듯 보인다. 우리는 흔히 이별을 죽음으로만 정의한다. 하지만 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