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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301

또 다시 ‘을사년’을 맞으며

또 다시 ‘을사년’을 맞으며  2025년, 을사년이 다시 찾아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을사년은 우리 민족으로서는 뼈아프게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이 담긴 해였다. 1905년, 을사년은 일본 제국주의의 강압 속에서 우리의 자주권을 빼앗긴 을사늑약으로 치욕의 역사가 시작된 해였다. 이 조약은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비극의 도화선이 되었다.또 다른 을사년인 1965년에는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외교적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이는 치열한 내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식민 지배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보상이 없이 이루어진 국교 정상화는 여전히 국민들의 정서적 상처를 남긴 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로부터 다시 60년이 흘러 찾아온 2025년의 을사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속..

단상/월요단상 2025.01.27

요즘 상기되는 이솝이야기

요즘 상기되는 이솝이야기  이솝이야기 중에서 농부와 뱀>이야기가 상기되는 요즘이다. 어느 겨울날 농부는 추위에 얼어서 금방 죽을 것 같은 뱀을 만났다. 그는 불쌍하게 생각하여 뱀을 주워서 호주머니에 넣었다. 뱀은 따스해지자 기운을 차리고 본성이 살아나서 목숨을 살려준 은인인 농부를 물었다.농부는 이렇게 소리쳤다.“아 악당에게 친절을 베풀었구나. 당연한 보복이다.” -악당에게는 친절을 베풀지 않은 것이 가장 친절함이다.-요즘 은혜를 입고도 배신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새끼 사슴과 그 어미>라는 이야기이다. 새끼 사슴이 어미 사슴에게 말하였다.“엄마는 개보다 크고 민첩하고 달리기도 빨리 달린다. 게다가 몸을 지키기 위한 뿔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냥개를 무서워합니까?”..

단상/월요단상 2025.01.06

참된 복(福)이란 무엇일까?

참된 복(福)이란 무엇일까?   과연 복이란 무엇일까?현대인들은 현실적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복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첫째는 건강함이요. 둘째는 늙도록 배우자가 함께 있는 것이요. 셋째는 재물이 있어서 남의 신세를 지지 않은 것이요. 넷째는 일거리가 있어서 일에 정진할 수 있는 것이요. 다섯째는 뜻이 맞는 벗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그런데 사람들은 이 오복을 다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도 아무도 그렇다 하고 손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 어느 것 하나가 모자라리라고 생각한다. 이것들은 우리의 욕심이고 희망 사항일 뿐 이 다섯 가지를 갖추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은 매우 드문 일일 것이다.  우리 동양에는 옛날부터 오복(五福)이라는 것이 있다. 곧 수(壽), 부(..

단상/월요단상 2024.12.30

상기되는 경구, 세 가지

상기되는 경구, 세 가지  현재 우리나라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혼란 속에 놓여 있다. 온 국민이 방향을 잃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라는 두 진영으로 분열되어 극렬한 정치적 대치 형국에 처해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험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이 혼란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선각자들의 경구 세 가지를 되새겨 보게 한다. 첫째, 토인비의 경구-「자국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멸망한다.」토인비는 “자국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멸망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민족과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정체성을 잃고 결국 스스로 지탱할 힘을 잃어 멸망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오늘날 우리는 과연 우리 민족의 역사를 제..

단상/월요단상 2024.12.23

노년의 마지막 투쟁

노년의 마지막 투쟁  사람은 누구나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훌륭한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장자』 각의편에는 세상에서 스스로 잘났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다섯 부류로 나누는 대목이 있다.첫째는 고상한 생각을 품고 높은 논의를 펼치며,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면서 자신이 훌륭하다고 여기는 ‘산곡(山谷)의 사(士)’이다.둘째는 도덕가나 교육자로서 인의충신(仁義忠信)을 강조하고, 공겸추양(恭謙推讓)의 도덕을 실천하려는 ‘평세(平世)의 사’이다.셋째는 정치가로서 군신 관계를 바로잡고*존왕(尊王)의 도를 주장하며, 국가를 강하게 만들어 공을 세우려는 ‘조정(朝廷)의 사’이다.넷째는 세상과 단절하고 자연 속에서 장작을 줍고 고기를 잡으며 은둔하며 살아가는 ‘강해(江海)의 사’이다..

단상/월요단상 2024.12.16

‘무하유無何有의 향鄕’을 찾아서

‘무하유無何有의 향鄕’을 찾아서    우리가 외모를 갖추어 옷을 입을 때, 대체로 공적인 생활을 위하여 밖으로 나갈 때는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나가지만, 일단 집안에 들어가면 이 정장을 벗어버리고 편안한 차림으로 지내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공적 사회적 생활을 규제하고 본으로 삼아 온 것이 공자,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의 도덕률이며, 격식에 맞는 복장인 정장을 해야 하도록 하였다면, 사적이고 개인적으로 인생과 자연의 무한하고 영원한 세계를 철학적 종교적으로 자유로이 사유하게 하여 인생의 길잡이가 되고, 자유로운 복장을 하게 한 것이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의 사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장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당시 장자와 맞먹는 변론가로서 혜시惠施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단상/월요단상 2024.12.09

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새 사냥>

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아마도 어린이와 강아지가 아니더라도 겨울이 되어 첫눈이 내리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쩌다 우리의 주변에 중대한 경사라도 있을 경우 눈이 내리면, 서설(瑞雪)이라 하여 더욱 좋아하고, 덕담의 소재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것이 상례일 것이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는 밤의 고요함은 신비로운 동화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하늘에서 하늘하늘 춤을 추며 내리는 함박눈은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 하더라도 환희와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며 신비의 세계로 끌려 들어가도록 한다.도대체 하늘은 무슨 조화로 하얀 눈을 내리게 하여 저토록 온 누리를 아름답게 만든단 말인가.나는 눈 덮인 설경의 정밀도 좋아하지만 눈이 내린다면 가벼운 서풍을 타고 함박눈으로 내렸으면 한다. ..

단상/월요단상 2024.12.02

효심의 가을 선물, 홍시

효심의 가을 선물, 홍시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땅에서 솟아나는 열매와 선선한 바람은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준다. 최근 나는 가을이 준 선물들을 여러 차례 받았다. 선물을 받을 때마다 그것을 건네준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리며 그 안에 깃든 따스한 정을 느낀다.며칠 전, 이웃이 밤 한 봉지를 건네주었다. “조금 모자라도 나누어 드시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띠는 그의 모습이 참 푸근했다. 그 순간, 나누는 정이야말로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행복의 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 오자, 부산과 수원에 사는 딸들도 홍시를 보내왔다. 가지에 달린 채 고운 빛으로 익은 감들은 단순한 과일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딸들이 표현한 효심의 발로였다. 자식이 부모에게 드리는 것은 물질적 가치 이상의 감정이다..

단상/월요단상 2024.11.25

가을 끝자락 새벽에 드리는 기도

가을 끝자락 새벽에 드리는 기도     지금은 가을 끝자락 새벽입니다. 나는 뜰 밖으로 나가 맑은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을 쳐다보며 기도합니다. 나는 이 광대무변한 우주를 창조하고 주관하시는 우주 창조주의 정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맑은 가을 새벽에는 수십억 광년 먼 곳으로부터 이 하늘에 나타난 우주의 정령이 나를 내려다보고 또한 만물을 샅샅이 살펴줄 것으로 믿습니다. 또한 나의 기도의 소리를 들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부모를 잃은 어린 생명들을 불쌍히 여기사 보살펴주옵소서. 부모로 인연하여 얻은 생명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그 죄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니 그 어린 생명을 버린 부모에게 항상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게 하소서. 아주 이 세상을 떠나버렸다면 마땅히 이 세상에서 생을 누리고 있는 생령..

단상/월요단상 2024.11.18

<격투기> 동영상을 보며

동영상을 보며    우연히 유투브에서 격투기>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몇 차례 관전을 하다보니 상대끼리 신체가 접촉되는 스포츠로 씨름, 레슬링, 복싱과 달라서 룰은 잘 모르지만 누가 잘하는지를 가릴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런데 선수는 주먹과 발로만 상대를 공격하여 때려눕히는 과정에서 피투성이가 되기도 하고 링 바닥이 피로 물들기도 하는 처참한 광경을 연출한다. 심약한 사람은 관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어쩌다 저 사람은 이렇게 사람을 치고 피를 흘리게 하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직업이란 그 수많은 것 중에서 선택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든,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든 그 뒤에 다양한 사연과 애환이 담겨 있다. 다양한 직업이 있겠지만, 그 직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

단상/월요단상 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