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을사년’을 맞으며
2025년, 을사년이 다시 찾아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을사년은 우리 민족으로서는 뼈아프게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이 담긴 해였다. 1905년, 을사년은 일본 제국주의의 강압 속에서 우리의 자주권을 빼앗긴 을사늑약으로 치욕의 역사가 시작된 해였다. 이 조약은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비극의 도화선이 되었다.
또 다른 을사년인 1965년에는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외교적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이는 치열한 내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식민 지배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보상이 없이 이루어진 국교 정상화는 여전히 국민들의 정서적 상처를 남긴 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로부터 다시 60년이 흘러 찾아온 2025년의 을사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속에서 역사상 초유의 치욕전인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무정부 상태와 같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맞서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정체가 흔들리는 두려움 속에 온 국민이 마음조리고 있다.
우리는 6. 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으로 황폐화 된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여 민주주의 실현의 모범국이라는 칭찬을 받게 되고 세계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되었다.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히 정치 체제의 이름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권리를 누리고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1905년과 1965년의 을사년이 우리에게 아픔과 논쟁을 남겼다면, 2025년의 을사년은 그 모든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다지는 해가 되어야 한다. 특히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경제적 성장뿐 아니라, 인권, 환경, 그리고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2025년 을사년은 단순히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해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가 과거와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을사년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역사적 을사년들이 남긴 교훈은 뼈아프지만 동시에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는 그것을 디딤돌 삼아 2025년의 을사년을 자유민주주의와 화합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의 희망을 그리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이제 을사년의 의미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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