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자 어르신은 요양원의 다른 어르신들과 비교할 때, 정말 '멀쩡한' 어르신으로 보인다. 그녀는 스스로 걷고, 화장실도 혼자 다니며, 양치질까지 스스로 할 수 있다. 식사도 잘하고, 요양사들과 장난을 치며 웃음을 나누기도 한다. 그녀의 일상은 마치 요양원에 들어올 필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왜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추추자 어르신은 조용히 다가와 요양보호사의 팔을 잡고 눈물어린 표정으로 속삭인다. “남편 시아재가 죽어서 전화가 왔는데...” 그녀의 말은 두서가 없고 혼란스럽다. 이를 지켜보는 나는 당황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추 어르신과 지낸 요양사들은 그녀의 이런 반응이 치매 증상의 일부임을 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