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서의 하루는 늘 예측 가능하면서도, 동시에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은 조용하고 일정하게 흘러가지만, 어딘가에서 갑자기 번개 같은 일이 벌어진다. 번개는 기상 예보를 듣지 못한 날의 천둥처럼 찾아온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마음속 어디에선가, 갑작스러운 신호로 터져 나온다. 양 어르신은 늘 조용하다. 무표정하고, 무관심하다. 화장실을 가고, 소파에 앉아 있다가, 가끔 잠에 빠져든다. 우리가 인사를 건네면 희미한 미소를 보인다. 그 미소는 작고 고요해서 마치 우연히 찾아낸 보석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양 어르신도 어느 날 갑자기 변신한다. 그날은 비상구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비상구는 보통 닫혀 있고, 그 앞은 쓰레기를 내다 놓는 공간이다. 양00 어르신의 방은 복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