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원풍(苑風)이 순망(諄芒)에게 물었다(외편 천지)
순망이 동해로 가다가 원풍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풍이 순망에게 성치(聖治)란 무엇인지, 덕인(德人)이란 어떤 사람인지, 신인(神人)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다.
이 중에서 “그러면 신인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하는 물음에 대하여 순망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신인은 빛을 타고 만물을 비추나 그 모습은 보이지 않소. 이것을 조광(照曠=빛나고 빈 것)이라고 하오. 생명의 본원에 이르고, 만물의 실정에 깊이 미치니 천지와 더불어 같이 즐기며, 만사를 잊고 만물을 오로지 그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오. 이것을 혼명(混冥)이라 하는 것이오. 이 경지에 오른 사람이 바로 신인이오.”(외편 천지)
곧 신인은 조광(照曠=또는 소광(昭曠)이라고도 함)의 경지에 있는 사람이라 했으니, 이는 밝으면서도 실체가 없는 공허함을 뜻하며, 또 혼명의 경지에 있는 사람이라 했으니 이는 어둡고 깊어서 헤아릴 수 없음을 뜻한다. 조광은 그 밝음을 다하고, 혼명은 그 어둠을 다하여 이 둘이 합쳐지면 신인이 나타난다. 곧 신인은 천지자연의 도와 더불어 행동하지만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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