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선배인 노자와 공격 대상인 공자 (사기 노장신한열전)
《장자》를 읽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도대체 장자란 사람은 언제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생각을 한 사람인지 대략이라도 알고 싶어진다.
《사기》노장신한열전(老莊申韓列傳) 장자편에 “장자는 ~ 저서는 10여만 자에 달하는 웅대한 것이었는데, 대개가 노자의 학문에 설명을 더한 우화인 것이다. ~ 그러나 문장이 매우 훌륭하여 세상일을 지시하고, 인정을 살피고 이로써 유가와 묵자의 학설을 공격하였으므로 당시의 석학이라고 하는 사람도 공격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다.”라고 기록되어있다.
이를 본다면 장자는 노자에게서 학문의 기초를 얻었다 했고, 유가의 비조인 공자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 학문적 선배인 노자와 공격 대상인 공자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더구나 장자에는 노자와 공자 이야기가 자주 나오기도 하므로 노자와 공자에 대하여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공자는 이름을 구(丘)라 하고, 노자는 이름을 이(耳)라 한다. 옛날에는 사람의 이름을 붙일 때 모양을 보고 붙이든지, 무슨 인연에서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공자는 태어날 때 머리 모양이 우툴두툴하여 산과 비슷하였기 때문에 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혹은 니산(尼山)이라는 산의 산신에게 기도하여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에 구라고 했다고도 한다. 이에 대하여 노자는 태어났을 때 매우 귀가 특징이 있어서 귀라는 뜻의 이(耳)라는 이름을 붙였다.
원래 자(字)는 이름과 관련이 있는 글자를 쓰는 것이 보통이니까, 공자는 자를 중니(仲尼)라 했다. 공자가 태어난 고장 가까운 곳에 니산(尼山)이라는 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이(耳)라 한 노자는 자를 담(聃)이라고 붙였다. 담(聃)이란 귀가 늘어져서 윤곽이 확실하지 않은 귀의 모양을 말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 두 성인이 생존 연대는 언제인가?
공자는 노(魯) 나라 양공(襄公) 21년(BC 552)에 태어나 애공(哀公) 16년(BC 479)에 세상을 떴다는 기록이 있으니, 이것은 확실하다.
이에 대하여 노자는 시대를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사기에서는 공자가 대략 34, 5세 때에 주(周) 나라 서울인 낙양에 유학하여 예(禮)를 노자에게 질문했다고 적혀 있으니까, 이것을 보면 노자는 공자의 선배가 된다. 더구나 그 때는 공자를 어린이를 다루듯이 하여 “당신은 몸에 지니고 있는 그 교만함과 산만한 생각 따위를 다 버리시오. 그런 것은 당신을 위하여 아무런 이로움도 없는 것이오.” 하고 꾸중을 했다고 적고 있으니까, 선배로서도 대 선배로 나이 차이가 많은 것처럼 적고 있다. 그리고 뒤에 노자의 자손의 전기를 적었는데, “아들에 종(宗)이라는 사람이 있고, 그 종이 위(魏)나라 장군이 되었다. 그리고 7세의 손자에 가(假)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한(漢)나라 효문제(孝文帝)에 벼슬을 했다.”고 적혀 있다. 이들 자손의 연대로 역산하면 노자는 공자보다 후의 사람이라는 모순이 생기므로 그의 생존 연대는 애매하여 확실하지 않다.
특히 만년에는 서쪽으로 여행을 하여 함곡관(函谷關)에 이르러 그 관수를 위하여 5천자의 글을 지은 후 서쪽으로 나아갔는데, “그 끝난 곳을 모른다.”고 했다. 다른 책에는 서역 천축에 갔다고도 말하고 있는데 요컨대 구름과 연기처럼 아득해서 잘 알 수가 없다. 혹은 노자란 사람은 참으로는 있지 않은 사람일 것이라는 억측도 나올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책에서 공자의 선배로서 두 성인의 만난 이야기가 적혀있으니, 지금은 이 설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잘 보면 장자는 공자의 가르침을 잘 받은 사람으로서 수양은 유교적이고, 기분만은 노자풍인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장자의 말을 음미하는 데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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