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능묘의 글자를 풀이하다
수일 후 <구산토스>는 <이솝>을 데리고 능묘에 가서 여기저기 관에 조각된 비명을 읽어서 혼자서 흥겨워하였다. 이때 <이솝>이 어떤 관에 ΑΒΔΟΕΘΧ라는 자모가 조각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구산토스>에게 보이고 이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으나 그 설명을 할 수가 없어서 모른다고 인정했다.
그러자 <이솝>이
“이 비문에 의하여 아, 주인님 재보가 있는 곳을 주인님께 알리면 나에게 무엇을 주시겠습니까?”
그래서 그는 “재보를, 너의 자유와 황금의 절반을 가지면 좋다.”
“만일 내가 이 문자를 써서 황금을 찾아 드리면” 하고 <이솝>은 말하였다.
“무엇을 상으로 주시겠습니까?”
<구산토스>는 자유와 황금의 절반을 준다고 약속했다.
“여기에는” 하고 <이솝>은 이어서 “이 기둥에서 4보 떨어진 곳에 재보가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대로 지면을 조금 파내자 황금이 나왔다.
철학자는 약속을 지킬 것을 강요당하였다. 그런데 그는 꼬리를 흐렸다.
“이 문자의 읽는 법을 나에게 가르쳐주기 전에는 신에게 맹세하고 너를 해방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는 이제 발견한 재보보다도 더 귀중한 보물이 될 터이니 말이다.”
“여기에 새겨진 것은” 하고 <이솝>은 말을 이어서
“A=떨어져서. B=걸음. ⧍= 4. O=파라. E= 너는 찾을 것이다. Θ=재보를. X=황금의 곧 4보 뒤로 물러나서 파면 보물울 찾을 것이라는 말의 머리글자입니다.“
“네가 이렇게 지혜가 있는 자인 이상” 하고 <구산토스>는 “너를 놓아 준다는 것은 틀린 일이다. 그러니 내가 너를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은 버려라.”
“그렇다면 나는" 하고 <이솝>은 말하였다.
“디오뉴시오스왕에게 당신을 고소할 것입니다.
이 금은 <디오뉴시오스왕>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자는 그런 의미를 나타내는 다른 말의 머리글자이기도 하니까요. 곧 A=돌려주어야. B=왕에게. ⧍= <디오뉴시오스에게. o=(찾은) 것을. E= 찾았다. Θ=재보를, X=황금의”
겁이 난 철학자는 <이솝>에게 황금을 나누어 줄 터이니 입 밖에 내지 말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이솝>은 나누어 주어도 감사해 할 기분은 전연 없다. 왜냐하면 문자는 세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게 되어서
“A =주워서. B= 걸어가라.⧍= 나누어 가져라. O=(찾은)것을. E=너희들이 찾은. Θ=재보를 X =황금의” 돌아갈 때에는 찾은 것을 너희들이 나누어 가져라“는 의미도 되니까 단언하였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구산토스>는 오늘 일어난 일을 세상에 말해 다니지 않도록 <이솝>을 감금하여 발에 사슬을 걸겠다고 명령 했다.
“그런데” 하고 <이솝>은 소리쳤다.
“철학자란 것은 이렇게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까. 좋을 대로 하세요. 결국 나를 해방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오.” <이솝>의 예언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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