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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9 3

돌봄의 시대 4. 접기의 달인 집착의 달인 : 접고 여미고 각을 세우고 /손끝 감각에 대해서

두루마리 휴지를 보고 미소 짓는 판다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존재다. 그저 휴지더미라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작품이다. 할머니는 두루마리 휴지를 손에 쥘 때마다 그 손끝이 섬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 오래전 한복을 만들던 때처럼, 그녀는 작은 조각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휴지를 펼치고 접고, 가로와 세로를 잰 듯 반듯하게 정리한다. 그 결과물은 자신의 호주머니에 차곡차곡 들어가고, 때로는 윗도리 속까지 침투한다. 어디에 두루마리 휴지가 보이면 손이 저절로 가는 그 손길, 마치 오랜 세월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차곡차곡, 꼼꼼하게 접고 또 접는다. 그렇게 접힌 휴지들은 윗도리 주머니에, 바지 주머니에, 심지어 워커 손잡이 옆에도 꽉꽉 들어찬다. 모든 종이 하나하나가 정확히 각을 맞추..

돌봄의 시대 202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