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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34화. 우임금 치하에 있음을 부끄러워하다(외편 천지)

간천(澗泉) naganchun 2009. 8. 23. 04:57

제34화. 우임금 치하에 있음을 부끄러워하다(외편 천지)

 

   백성자고(伯成子高)는 당시의 고사(高士)이다.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시대에는 제후로서 요임금에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자, 이 백성자고는 제후를 사퇴하고 조정에서 물러나 농사를 지었다. 거기에 우임금이 찾아가서 진의를 물었다.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는 당신은 제후로서 이를 모셨다. 그런데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순임금이 나에게 왕위를 물려주자 당신은 제후를 사퇴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 아무래도 나를 싫어하고 있는 모양인데, 도대체 어쩐 이유에서인가?” 하고 질문을 하였다.

 

  이에 대해서 백성자고는 대답하여 말하였다.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시대에는 상벌이라는 것은 없었다. 상을 주는 일이 없어도 백성은 일에 힘쓰고, 벌하는 일이 없어도 백성은 두려워하여 나쁜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이 왕위에 오르고 나서는 상벌이라는 것을 귀찮게 말하고, 그것에 의하여 백성을 누르려고 하였다. 상벌이 행해지면 덕은 쇠퇴한다. 아마도 후세의 어지러움은 여기서 비롯될 것이다. 모처럼의 방문이지만 이대로 돌아가 주기 바란다. 실은 나도 농사일이 바쁘다.” 하고 모른 체하고 하던 농사일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