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석가모니와 어느 촌장의 대화

간천(澗泉) naganchun 2011. 11. 30. 04:47

 

석가모니와 어느 촌장의 대화

 

 

 

촌장

「세존이시여! 서토(西土)에서 온 바라몬들은 물병을 끼고 백합꽃을 달고 목욕하여 몸을 정결하게 하여 불(火)을 예배합니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죽은 사람을 불러 일으켜 생천(生天=죽은 후 하늘나라에서 살아남)시키려 합니다. 세존도 세상 사람이 죽은 후에 이렇게 생천하게 하여 어딘가 좋은 고을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까?」

세존

「촌장이시여! 이제 그 일에 대하여 질문할 터이니 이에 생각하는 대로 대답하시오.

이제 여기에 다음과 같은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는 살인자요, 도둑이며, 쾌락에 탐닉하는 자이며, 거짓말쟁이이고, 한 말을 쓰고 심술쟁이로서 어쩌지도 못하는 난폭자라고 합시다. 이제 그 사람이 죽어서 생천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많은 사람이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예찬하고 합장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죽은 후 하늘나라에서 살아 날 수가 있을까요?」

촌장

「그런 일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세존

「예를 들면 큰 바위를 깊은 호수에 잠기게 하고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바위여 떠오르라 하고 기도하면서 그 호수를 돌았다고 하면 그 기도로 인하여 그 바위가 떠오를까요.」

촌장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시 세존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세존

「그처럼 오계(五戒)를 지키고 항상 바른 생각을 가지고 삼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이 사람을 사후에 고계(苦界), 지옥에 타락시키려고 많은 사람들이 기도했다고 해도 그 사람은 그와는 무관하게 도리에 따라서 하늘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오.」

상응부경전권4(相應部經典卷4)「서토(西土)의 사람」에서

 

(주)

* 바라몬-고대 인도사회에서 최상의 계급, 사제

* 오계(五戒)-불살생(不殺生=목숨을 함부로 죽이지 않음)・불투도(不偸盗=도둑질 하지 않음)・불사음(不邪淫=음란하지 않음)・불망언(不妄語=함부로 허튼 소리를 하지 않음)・불음주(不飲酒=술 마시지 않음)

 

 

 

'일화 보따리 > 일화 보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을 시험한 크로이소스왕  (0) 2011.12.16
화형을 면한 크로이소스  (0) 2011.12.07
한 권의 책과 두 제자  (0) 2011.11.25
문자의 광망  (0) 2011.11.19
이상한 모자  (0) 201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