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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벨상 수상자의 겸손

간천(澗泉) naganchun 2011. 7. 11. 05:11

 

어느 노벨상 수상자의 겸손

 

 

 

  2002년 학사학위밖에 없는 평범한 연구자로서 노벨 화학상을 받아 많은 화제를 남겼던 다나카고이치(田中耕一)씨가 2004년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컨벤션센터에서 대한화학회가 주최한 학회에 초청을 받고 강연을 하였다.

그런데 그는 주최한 학회 측에서 노벨 수상자로서의 예우로 특급호텔을 예약했으나 사양하고 일급호텔에 투숙하고, 식사도 일반 식당에서 하며 왕복 항공비 이외의 초청비 등은 일체 사절하였다 한다.

그는 21일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말하기를 “제 전공 분야 이외의 질문을 받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특히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교육해야 하느냐는 질문과 같은 게 대답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중 앞에 자꾸 나를 드러내다 보면 연구를 제대로 못하고 일찍 은퇴할 수밖에 없다.”며 “유명세를 타지 않아야 70~80세까지 연구원으로 현장에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단백질 구조 연구를 충분히 계속하는 것 외에는 바라는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그만 기업체의 무명 연구자가 일약 노벨 화학상을 받는다고 할 때에 일본 사람들은 너나없이 놀랐으며 본인 자신도 “노벨상을 내가 받아!” 하고는 믿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수상 후에는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예우로 승진을 권하였으나 이를 사양하고 평연구원으로 있기를 원했었는데 주변의 권유를 물리치지 못하여 지금은 이사 대우를 받는 연구자로 있다고 한다.

 

  물론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려면 그 전공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학위도 받아야 할 것이며 응분의 대우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박사학위를 받은 어떤 친구는 말하기를 공부하고 연구해서 학문의 깊이를 깊게 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박사과정을 통하여 원숙한 인간으로서의 자질을 연마하였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근본을 탐구하기에 온 정열을 바치려는 젊은이는 적고, 쉽게 출세하기를 바라는 자는 많으며, 한 번 기회를 잡았다 하면 인간 본연의 모습은 망각하고 그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금욕, 권력욕, 명예욕을 충족시키려는 무리가 많아서 걱정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이런 분위기에 휩싸여 있어서 걱정이다.

그런데 그는 노벨상 수상자이면서도 모든 명예를 버리고 오로지 자기 전공의 연구에만 일생을 바치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그의 겸손함과 자기 전공에 대한 애착과 정진하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주역》에 “겸형하니 군자유종이라.(謙亨하니 君子有終이라.)” 곧 겸손하니 만사가 형통하고 군자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리라. 하는 말이 생각난다. 그는 겸손함으로써 평생 자기가 원하는 연구를 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유종의 미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그 인간됨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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