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지혜
지식과 지혜란 자칫하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이 둘은 다른 것이 아닌가 하고 느끼게 된다.
지식이란 것은 어떤 사물 또는 사상에 대하여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알고 있다는 것이고, 지혜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또는 무엇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또는 어떤 사태에 알맞게 적용하는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식이 도구라고 비유한다면 지혜란 그 도구를 쓰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한 가지 일화를 들어보자.
옛날 어떤 사람이 게으른 자에게
“너는 개미에게로 가서 그가 하는 일을 보고 지혜를 얻어라.” 하고 충고했다.
게으른 자는 그 말에 대답하기를
“개미는 습성에 따라 일하고 있는 것이어서 개미를 보고 얻을 지혜란 없다. 그가 하는 일이 부지런함이라고 하는 것은 당치 않다.”
“그 말은 옳다. 그러나 그것은 개미에 대한 지식만을 아는 대답은 될지언정 개미를 통하여 얻은 지혜는 아니다. 자신의 게으름을 알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개미를 통한 지혜인 것이다.”
알고 있는 지식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지혜로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용접하는 기술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용접하는 기술을 가지고 은행 금고를 뜯어 도둑질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문돌쩌귀가 부러져서 여닫지 못하는 문의 돌쩌귀를 붙여 문을 잘 여닫을 수 있게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두 사실을 비판해 본다면 은행 금고를 뜯는 것보다 문돌쩌귀를 붙이는 것이 더 지혜로운 것이 아닐까.
한편 시간의 추이로 생각해 본다면 지식이란 대개 과거의 산물이거나 과거와 깊은 연관이 있어서 얻어지는 것인데 반하여 지혜는 어디까지나 미래지향적인 사람의 판단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은 과거와 연관되기 때문에 대체로 정적인데 대하여 지혜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일과 관련되어서 동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어느 신문에<한국 대졸 인구비율 세계 2위인데, 대학교육 만족도는 39위에 그쳐>라는 표제 하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었다.
<17일 IMD(국제경영개발원)의 '2011년 국가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졸 인구 비율(24~35세 인구 중 대학졸업자의 비중)은 58%로 싱가포르(68.3%)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 만족도는 39위였다.>고 하고 <이 순위가 낮다는 것은 기업인이 대졸자의 교육 수준에 대해 만족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 해설하고 있다.
이 기사는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39위밖에 안 된다.>는 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학은 지식을 생산하기도 하고 지식을 가르치기도 한다.
과연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는 지식은 있지만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지혜는 없다는 말인가? 하고 지식과 지혜에 대하여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그 지식을 활용하는 지혜를 닦아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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