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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형제

간천(澗泉) naganchun 2014. 7. 27. 20:12

형제

 

 

우리는 가족을 소중히 여긴다. 가족이라고 하면 오랜 시간 함께 시간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것마냥 너무 일상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형제들과 부모님과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시간은 일생을 통틀어 빠르면 16년에서 20년 정도의 세월이다.  너무 아쉬운 시간이다.  함께 오래 오래 지내야 하는데.

평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같은 사이인데 말이다. 그런 사이에 배우자가 있다. 배우자는 형제들과 한 집에서 지지고 볶고 지낸 시간보다 그보다 더 긴 시간인 30에서 4,50년 이상을 함께 지내게 된다.

 

그런 시간적 비교를 해보니 왠지 새로운 발견을 한 기분이 든다.

 

배우자는 남으로 구성되어 있다. 형제는 혈연이나 혈연보다 진한 인간애로 뭉친 경우다. 그래서인지 배우자가 형제자매보다 더 각별하다고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시간을 오래 함께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는 형제하고도 오랜 시간 함께 지낸 듯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는 것이다. 10여년 함께 자라면서 지낸 것이 고작이다. 항상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한번 한번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들이 너무도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최근에 외국에 나가 있던 동생이 출장 길에 시간을 내서 부모님 댁으로 일박 일정으로 다녀갔다. 나도 가까이 있었다면 쪼르르 달려가서 만나고 왔을 것을 하고 아쉽다. 형제-오랜 동안 함께 한 것 같지만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존재다. 그래서인지 기회만 되면 보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부모님은 더더욱 간절하고 말이다. 많이 자주 만나야 한다.

 

형제와의 함께 지내는 시간과 배우자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비교하는 일은 어쩌면 생각의 방법을 다양화 할 수 있고 다각도에서 사물이나 이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일이구나 하고 깨닫기도 한다. 최근에 다녀간 동생을 생각하며 못 본 아쉬움에 큰 깨달음을 얻는 느낌이다..

 

자 이제부터 이렇게 하자! 형제는 오랜 시간 함께 지낸 듯 해서  소홀히 대하는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  함께 하지 못했다. 많이 아는 것 같아도 잘 모를 수 있다. 꼭 자주 챙겨보고 살뜰히 보살펴야 하는 가족이므로 각별히 신경을 쓰자. 아끼자. 소중히 하자. 시간을 많이 함께 보내자. 

 

또 배우자는 장성해서 만난 사이여서 형제보다 친하지 않은 듯이 여길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미래에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사이이므로 이쪽에도 더 절실하게 잘 해주면서 살아갈 일이다.  형제와 배우자와의 시간은 시간의 결이 다른 듯 하다. 가족이 최종 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