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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잔치국수

간천(澗泉) naganchun 2014. 7. 6. 17:08

 

잔치 국수

 

 

 

오래 전에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에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라는 책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칠 때면 어머니가 끊여주시는 따끈한 치킨스프를 마시고 힘을 내는 것이 서양인들의 대체로의 모습인 듯 하다. 그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말이다. 느끼할 것 같은데 아닌가보다.

 

세상에는 식도락가도 많고 먹거리도 넘쳐나고 먹는 방법도 다양하고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그런 수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나는 잔치국수다. 뜨거운 멸치국물에 소면을 말아서 김치와 함께 후루룩 먹는 그 잔치국수 말이다. 아플 때나 힘들 때면 항상 생각나는 음식이고 속이 거부룩 답답할 때도 이 국수생각이 간절해진다.

 

다른 것은 포장도 되고 배달도 잘 되지만 이 잔치국수는 그게 좀 힘들다. 해주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불어터진다. 국물이 식는다. 그래서 몸이 아파도 그 식당까지 어렵게 가서 구석에 앉아서 힘들게 한 그릇 후딱 비우면 힘이 솟는 경험을 했었다. 속이 확 풀리는 기분 말이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로 가듯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음식을 구미 당겨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일까? 어디 가서 나 혼자서도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어떤 것인가?

 

언젠가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었다. 그런 곳은 보통 가족들끼리 가거나 모임으로 가지 혼자 가는 그런 곳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거기에 어떤 여자분이 태블릿 피시를 들고 와서 커다란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뷔페를 먹고 있었다. ‘누군가 하고 왔겠지’ 했다. 계속 지켜봤지만 혼자였다. 혼자서 아주 편안하게 이것 저것 뷔페가 차려진 곳을 여러 번 다녀오면서 실컷 먹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친구들끼리 ‘보통 이런 곳에 혼자 안 오지 않니?’하고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그 사람의 행태가 정말 이상하다는 듯이 우리는 뒤에서 흉을 보듯이 수근 거렸다. 우리 모임은 마치 그 여자의 행태를 관찰하는 탐정들이 모인 자리로 탈바꿈해버렸다.

 

내 몸과 마음은 자신들이 원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비싸고 귀한 것이 아닌 진짜 정신을 고양시키는 음식이 있다. 몸은 자신이 기운을 회복시켜줄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밖의 나는 잘 못느껴도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당기는 그것이 있다. 그것이 겉사람 나로서는 더 좋은 것을 원하고 있다해도 속사람은 진짜 원하는 것을 달라고 밀어붙인다. 꼭 그걸 먹어야 속사람이 살겠네~라고 외치듯이 원해댄다.

 

그렇게 당기는 음식, 여러분에겐 어떤 것입니까?

다들 뭘 먹고 힘을 내고 계시는가요?

 

자,이제 바야흐로 보신의 계절!   몸이 좋아하시는 것 드시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