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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브라질

간천(澗泉) naganchun 2014. 6. 22. 22:48

 

 브라질

 

 

아마존에 사는 사람과 동식물에 대해서 전시를 기획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아마존의 정글같은 느낌을 실내에 재현해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브라질하면 아마존이 생각나고 원주민이 생각난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아마존강의 큰 흐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기억이 우리의 지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브라질에 대한 몇 가지 중 몇가지들이다.

 

그런 와중에 브라질대사관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영어도 잘 못하는 판에 언어소통이 문제였다. 물론 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이야 영어가 능통하겠지만 브라질 사람들이 아닌가.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포루투갈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을 대동하고 방문을 했다. 남미에서도 브라질만은 포루투갈어를 사용한다. 그 외의 나라들은 대부분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스페인어와 포루투갈어가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어와 중국어가 확연히 다르듯이 비슷해 보여도 아마 다를 것이다. 우리는 분간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어떻게 다를까 나로서는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주제 사라마구(노벨문학상 수상자, 눈먼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동굴 등 다수)의 수도원의 비망록을 읽고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실종이 된 뒤에 포루투갈 전 지역을 걸어서 찾아 헤맨다 몇 년이고 몇 년이고. 완전히 실성한 사람처럼 사람을 찾아 헤맨다. 그런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던 차에 어느 동네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하는 말이 외국어라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바로 자기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는 고장으로 성급히 나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고 보면 국경이라고 딱히 금이 그어지거나 철조망이 쳐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자기나라 말과 다른 고장의 말이 다르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 왔구나하고 인식하게 되는 상황에 나 조차도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브라질 사람들은 인접한 남미의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떤 차이점을 인식하거나 어려워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브라질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브라질을 위시한 중님미의 그 유서 깊은 여러 나라들이 제 각각의 각양각색의 문화와 자연을 토대로 자긍심을 가지고 잘 되어지는 시대가 도래한 듯 하여 반가운 마음이 든다. 신흥국으로 부상하여 남미도 북미 못지 않게 부강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의 깊디 깊은 짙고도 짙은 눈망울이 아른거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브라질하면 생각나는 여러 가지 중 중요한 또 한가지는 축구다. 공 잘 차는 사람들. 공차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들. 그들이다. 그리고 그 초록색 색깔이다. 여전히 미지 투성이인 브라질이 지금 뜨겁다. 올 여름 많은 사람이 다녀가더라도 그 미지의 베일은 벗겨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브라질의 절대 가치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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