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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카네이션과 예술혼

간천(澗泉) naganchun 2013. 5. 6. 04:19

 

카네이션과 예술혼

 

 

 

카네이션을 단 부모님의 가슴은 빛난다. 카네이션이 한 가득 담은 5월의 바구니는 보기만 해도 푸짐하고 너그럽다. 카네이션을 준비하고 드리는 우리의 마음과 모습은 행위예술이다.

'꽃보다는 현금을!'이라는 속내를 반영하듯 최근 카네이션을 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모님이 꽤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사랑과 존경, 건강을 비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카네이션이 대세를 이루는 5월이다. 카네이션은 미국의 한 여성에 의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프랑스의 유명 미술관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는 카네이션을 소재로 그려진 그림도 여러 점 전시되어 있다. 카네이션을 든 성모(루브르박물관)는 1507-08년 경 라파엘로가 4년간 머물렀던 피렌체를 떠나 로마로 가기 직전에 그려진 그림으로 추측된다. 카네이션을 든 여인(에드몽 아망 장/오르세 미술관), 카네이션이 있는 정물(게오르크 플레겔 1630 ~ 1635경/1630 ~ 1635경), 카네이션을 든 마리아(알브레히트 뒤러 /1516/뮌헨 알테 피나코텍), 카네이션을 든 소녀의 초상(이삭 올리비에/1590경/빅토리아알버트박물관), 붉은 카네이션을 든 여인의 초상(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 /1662/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튤립과 카네이션 꽃다발로 장식된 물병(16세기경/국립 르네상스 미술관) 등 다양하다. 중세 이후부터 두드러지게 카네이션은 여인과 그 생활의 중심에 아름다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미 2000여 년 전부터 재배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1982년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는 무대를 가득 덮은 1만여 송이의 카네이션과 4마리의 큰 개가 등장하는 가운데, 그 속에서하는 무용을 선보였다.

 

카네이션은 대(大)플리니우스에 의하면 아우구스티누스제 시대에 스페인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박물지』), 실제로는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재배되고 있으며, 고대 그리스인은 이 꽃을 제우스에게 바쳤다고 한다. 화관이나 화환을 만드는데 빠뜨릴 수 없는 식물로, 카네이션이라는 이름은 화관, 화환을 의미하는 라틴어 corona에서 유래한다. 한편 꽃이 살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라틴어의 caro(살)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속설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스도교 전설에서는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를 보낸 성모 마리아가 흘린 눈물의 흔적에서 핀 꽃이라고 하여, 모성애의 상징으로 생각되었다고 한다. [자료; 두산백과]

 

여러모로 카네이션은 우리 생활 속에서 감사와 사랑의 표시를 넘어 창작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스파크 역할도 해 온 모양이다. 정열하면 장미를 연상하게 되지만, 장미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면서도 그 뒤에서 조용하게 여러 사람의 마음에 예술혼을 짚이는 불씨같은 역할을 해 온 꽃이 카네이션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나도 카네이션 꾳으로 사랑과 존경도 전하고 뭔가 재미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어진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슬슬 그런 예술혼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