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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제주시 새 명소 ; 이도지구 올레길

간천(澗泉) naganchun 2013. 5. 20. 04:29

 

제주시 새 명소 ; 이도지구 올레길

 

 

 

어느 곳이든 해변이나 강변에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다. 촌락을 이루고 그 일대를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된다. 제주시는 구시가와 신시가지가 있다. 그런데 이제 그 중간지점인 신생지구가 있다. 이도지구다. 해안에서 점점 한라산을 향하여 올라가면서 시가지가 형성되다가 이제는 거의 중턱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한라산 꼭대기 바로 아래까지 집들이 생겨나고 촌락을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 속도가 눈부시게 빠르다.

 

관덕정을 중심으로 한 칠성로 일대가 예전의 도심이었다가 점점 위로 올라가면서 시청이 있는 광양로타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펼쳐졌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법원 부근으로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번화해지면서 제주대학교가 자리한 산중턱까지 아파트가 생겨나고 한라산을 향하여 위로 위로 퍼져 올라가고 있다.

이 사이에 이도지구가 자리한다. 이도지구의 특징은 남프랑스의 프로방스풍의 유럽식 가옥이 드문 드문 이어져 있다. 새롭게 지어진 가옥들이 대부분 주상복합처럼 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 곳까지 찾아올까, 아니면 이곳에 있어도 장사가 되려나 싶은 지점에 비스트로(*음식과 wine을 제공하는 작은 카페를 의미)와 음식점이 이어져 있다. 옷가게도 많이 들어서 있다. 상점가라고 하기에는 그저 소담스러운 상점들이 이어지면서도 그 뒤로는 걷기에 좋은 풍광이 자리한다. 하늘을 찌를듯 위로 솟은 삼나무숲. 그 삼나무는 녹색이끼와 담쟁이들이 잔뜩 에워싸서 녹색의 장원을 연상케 한다. 때깔이 좋은 나무들과 잘 정비된 길. 그 사이로 하천을 따라 현무암을 절편 뜬 것처럼 넓적하게 깐 오솔길. 담 울타리 없이 녹색 잔디가 깔린 아기자기한 학교들. 동화에나 나옴직한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전원주택지대인 듯하면서도 가게들이 이어져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제주도 올레길 하면 멀리 차를 차고 가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했었는데 아주 가까이에 이렇게 한가한 올레가 자리 잡고 있다. 외국에 가면 도심의 큰 길만을 순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사는 오밀조밀한 그 이면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어떤 모양새로 사는지 궁금해 하면서 그 마을 속으로 파고 들어가 걸어보는 일이란 좀체 쉬운 일이 아니다.

 

제주도에 오는 사람들도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난 뒤에는 인간들이 살면 딱 좋을 듯싶은 아기자기한 동화속 동네같은 동네, 삶의 애환이 서려있지 않지만 왠지 이런 속에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그런 마을, 사람의 땀 냄새는 아직 묻어나지 않지만 이제 인간극장이 펼쳐질 새로운 이도지구 일대를 뚜벅 뚜벅 걸으면서 노천 찻집에서 차도 마시고 도새기 고기를 파는 집에서 식사도 하고 아열대 기후의 풍성한 토양으로 육성되어진 나무들이 즐비한 공원에서 삼림욕도 하고 그 지역 오픈된 학교 계단에 앉아서 학교를 둘러보는 것도 별난 체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