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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추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간천(澗泉) naganchun 2013. 12. 8. 17:15

추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 아이들이 춥단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본 현수막의 내용이다.

<우리 아이들이 추워서 공부를 못하겠어요. 난방을 제대로 해주세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교 건물이 추워서 아이들이 떨며 공부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자세히는 모른다. 언뜻 생각하기에 날씨가 점점 추워지지만 학교에서는 지정된 온도 이상 실내온도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각각 개개인의 학생들이 무릎담요를 덥거나 체육복을 끼어 입거나 하면서 견디는 모양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하던 말이 생각이 난다.

교실은 따뜻하니? 아니요. 선생님은 선생님 책상 밑에 작은 전기 스토브 켜고 계세요. 라고 한다.

 

이크! 아차!!

선생님들,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까?

 

모두가 추운 마당에 불조심을 외치고 지도하는 선생님께서 혼자 난로를 틀고 있다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야 대놓고 뭐라고 하겠는가 만은. 우리도 추운데 라고 항의하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다. 어른들의 편파적인 자기위주의 행위가 아이들의 눈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예인들 못지않게 주목의 대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생님도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했겠지만 아이들에게도 임시방편이 마련되고 나서 이루어진다면 더 훈훈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추위는 더 강했던 것 같다. 교실 한 가운데 설치된 난로를 둘러싸고 지내던 그 겨울들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니 낭만적이지만 그때는 무릎담요도 없고 그야말로 덜덜 떨면서 공부를 하던 기억이다.

 

곧 추위는 기세등등하게 닥칠 것이다. 동장군이 저만치 오고 있지 않은가.

보이지는 않지만 그 서슬퍼런 냉기가 선전포고를 하는 기세다.

 

더위보다 추위가 싫다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더위도 추위도 싫다. 그래도 우리는 어쨌던 맞이하게 된다.

요즘 인기상품인 발열내복이나 발열양말, 히트텍 신소재로 만들어진 기능성 속옷과 푹신푹신한 수면양말로 완전무장을 하고 지내자.

칭칭, 동동 동여메고 비싸진 않아도 바람 잘 막아주는 파카 하나 걸치고 해서 이 겨울 잘 넘겨야하지 않겠나.

 

추위 당당하게 맞이합시다. 아니 대처합시다.

움츠러들지 말고 겨울을 즐기고 이겨냅시다.

곧 동계올림픽 경기도 즐길 수 있는 겨울 시즌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교실의 추위도 조금만 더 견딥시다. 더 춥고 쓸쓸하게 지내는 이웃들도 생각합시다. 온기를 모읍시다.

서로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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