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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읽지 않으면 읽힌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4. 10. 5. 18:32

읽지 않으면 읽힌다

 

 

 

여러분의 서가에는 어떤 종류의 책들이 주로 꽂혀 있습니까? 저는 지식인의 서재라는 어느 포털사이트의 코너를 가끔 들어가 보곤 합니다. 이 시대를 리드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책들을 아끼며 옆에 두고 있는지, 어떤 책들을 좋아하고 감동을 받아 왔는지 궁금해서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이제까지 읽은 책 중에서 무슨 책을 권해주고 싶습니까? 혹은 ‘어떤 책을 가장 감명 깊게 읽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거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해서 입니다. 지식인의 서재에 들어가 보면 자신들이 좋게 읽은 책, 두고 두고 마음에 들어 하는 책, 누군가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읽지 않으면 읽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 심리를 표방하는 말 같기도 하고 왠지 조금은 성공지향적인 말 같아서 꺼려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람 속에서 살아갑니다. 항상 새롭고 유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꾸 변화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뻔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즉, 지루한 사람이 되지 말자는 말이지요.

 

직장에서도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야’라고 단정 지어 말하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저 사람은 속을 모르겠어, 라는 식으로 되자는 것이 아니라, 아 새로운 면이 있구나, 이 사람은 양파처럼 속속 새롭고 감동을 주는 면모가 계속 나오는 구나 하는 인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시점에서 독서를 들먹거리는 것은 어쩌면 뻔한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가을 = 독서 라고 단정지어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음’에 대해서 그 어느 시기보다 가장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이 가을입니다.

 

올 한 해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정신없이 달려왔다고 느껴지는 순간, 단풍 본다고 행락철이라고 이 가을에 마음이 들썩거리는 순간, 마음을 다스릴 처방전은 바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물론 박차고 야외로 나가거나 신나는 일을 도모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납시다. 수가 읽히는 뻔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