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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배를 띄우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3. 4. 8. 04:35

 

배를 띄우다

 

 

 

광고나 마케팅을 할 때 흔히 듣던 말 중에 '런칭하다'라는 말이 있다. 광고기획사 사람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 이번에 00를 런칭해요. 그래서 그 런칭 행사를 거대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

사람들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하여 치르게 되는 신고식 같은 것이다.

알리는 행동을 말한다. 통과의례와 같다. 신제품 발표회를 런칭쇼라고 한다.

시식회를 열거나, 쇼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신제품을 인식시키기 위한 광고를 런칭 광고라고 한다.

 

론칭 혹은 런칭(Launching). Launch는 원래 창을 던진다는 의미의 어원에서 온 단어이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경우에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면 새 책을 출판하는 경우, 신상품이나 브랜드를 발표하는 경우, 새로 만든 배를 지수시키는 경우 등이다. 또한 미사일이나 로켓을 발사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최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첫 데뷰 등판을 마쳤다.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서 무난한 피칭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데뷔(프랑스어: Début)는 사교계, 무대, 문단 등에 신인이 처음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첫 무대, 첫 등장 등으로 번역된다. 연예계와 스포츠계 등 화려한 자리에 처음으로 나오는 것도 포함한다.

 

비슷한 유의 말에 '입봉(elevation)하다'도 있다. 즉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연출을 맡는 것을 말하는데 영화 감독 뿐만 아니라 드라마 감독, 피디, 카메라맨 따위가 처음으로 영상물을 만드는 것을 '입봉한다'라고 한다. 최근에 국내에서 맹활약을 하던 영화감독 몇이 헐리우드 영화감독으로 입봉하기도 했다.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으로 힛트를 친 김지운감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주인공으로 하는 '라스트 스탠드'로, 공동경비구역JSA와 친절한 금자씨로 유명한 박찬욱감독은 스토커라는 영화로, 괴물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봉준호감독은 설국열차로 각각 입봉했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등단'이라는 거룩한 통과의례를 치룸으로 해서 비로소 어엿하게 세상에 인사를 하게 된다. 이런 다양한 절차가 그 컨텐츠를 세상에 내 놓아도 되는지 여부를 가름하는 검증절차인 것이다.

 

다큐멘터리 장르에서 입봉이라는 것을 하고 싶었던 나는 영상으로 아닌 글로 이 세상에 배를 띄웠다. 세상은 망망대해다. 나는 배다. 그 큰 바다로 배를 띄운다. 진수식을 치루었다. 이제 그 배가 어떤 궤도를 그리며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호기심 가득하다. 내가 찾아 갈 아직 그려지지 않은 이 항해도에 주목하시라. 이 항해도는 보물지도. 이 항해도를 따라 데뷔를 하는 사람도, 입봉을 하는 사람도, 그리고 론칭 쇼를 통해 세상에 알려질 새로운 상품들도 나올 것이다. 그런 꿈을 꾸며 지루하지만 흥얼거리며 노를 젖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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