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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드라마

간천(澗泉) naganchun 2014. 1. 19. 18:37

 

드라마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에 열중한다. 그 게임의 세계도 굉장히 다양하다. 최근에 아이들이나 어른들 게임 매니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에 ‘롤’이라 약칭하는 것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EAG OF LEGEND)이다. 이 게임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듣기로는 한판 경기하는데 1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예전에 테트리스나 인베이더 게임이나 얼마 전 한참 유행하던 애니팡처럼 금방 끝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완전히 시간이나 스케일에서 규모의 차원이 다르다. 이건 완전히 드라마 수준으로 시간과 열정의 투자를, 관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냥 가볍게 즐기는 그런 것이 아닌 차원으로 간 것이다. 그래서 게임 산업이 크게 자라나고 있고 그 게임 산업이 커야 시장도 활성화 된다고 한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다. 즉, 소프트웨어, 스토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또 그것을 팔아서 돈을 벌고 또 경제가 돈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권태를 알게 된다. 아이들은 ‘권태’라는 것을 잘 모른다. ‘권대’, 그 지루함과 같은 그것을 느끼게 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을 즐겁게 해 줄 무엇인가를 만든다. 이야기를 만들고 놀이를 만든다. 사건을 만든다. 자신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들은 속속 만들어내서 식상하지 않은 그 세계로 자꾸만 자신들을 몰입시키고자 한다. 취하게 하는 것이다. 시간을 죽이고 싶어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 시간 안에 즐겁거나 시간을 잊고 싶어 하는 그 본능을 잠재우기 위해 인간은 많은 투자를 해 왔다.

 

텔레비전은 세상을 향한 창이다. 텔레비전은 선생님이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재미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드라마. 텔레비전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장치가 생겨난 뒤로 드라마의 발전은 눈부시다. 일단 그 양에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만 보아도 어디서 공식적인 통계를 낸 것은 없어서 그냥 내가 산정해 본다.

월화드라마,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가 있고, 방송국마다 하고, 케이블마다 하고, 장르별로 또 한다. 그리고 드라마에 심취할 시간대별로 또 다른 드라마가 구성되어 있다.

저녁 7시에서 8시 때의 매일 드라마는 우리나라 방송국이 공중파 3, 종편 3, 케이블 3 정도로만 쳐보자. 매일드라마 9편.

매일 밤 드라마(즉, 월화, 수목 식으로) 주별로 3편으로 치고 9개방송국에 27편.

그리고 아침드라마 방송국별로 해서 공중파만 따지고 해서 3편. 어림잡아 여기까지만 해도 약 39편이라고 치자.

 

어린이 드라마 등은 일단 다 제외하고. 이 드라마들이 약 12편에서 20편 편성이라고 평균잡을 때 3개월 텀으로 새것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일 년에 4번 바뀐다. 39편 곱하기 4번은 156편이다. 한 해에 우리나라에서만도 약 156편의 드라마가 제작되고 방송되어 진다.

 

그러면, 일본드라마에 심취한 일드 매니아들이 많은데 그 일본은 드라마 제작이 더 많다. 방송국이 더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드라마는 전 세계적이다. 매년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을 보면 우리가 낮 익은 슈퍼 히어로급 스타들이 상을 많이 받는다. 미국 드라마는 더 많다.

그리고 영국 등..

전세계 상위 10개국으로만 잡고, 그리고 드라마 제작편수도 각약각색으로 차이가 나니까. 우리나라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156편 곱하기 10은 1,560편이 제작된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평균잡아 어마어마한 편수다.

 

이 드라마들이 이야기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서 미니시리즈로 볼 때 미국드라마의 평균 시즌별 편수가 12편이므로 그것을 기준으로 잡아 1회 방영분이 1시간짜리라 한다면, 총 1,560편 곱하기 120시간은 187,200시간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1년의 시간은 365일. 365일 곱하기 24시간은 8,760시간이다. 사람이 일년을 살아가는 시간보다 많이 이 지구상에서 일년 내내 중복적으로 드라마가 틀어지고 있다는 셈이 된다. 일년을 살면서도 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다 볼 수 없다.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사이버상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면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다운받아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이 재미나다는 드라마를 다 보고 있을 수 있는가. 한정된 시간만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들이 취미나 여가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데 드라마만 보고 시간을 보낼 수 없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고 오며 출퇴근 할 때나 뭐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멀티플레이어처럼 드라마들을 본다. 먹으면서 보기도 하고..

 

이 드라마들을 어떻게 다 보고 살 것인가. 게임 중독처럼 드라마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이 많다. 그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서 그럴 것이다. 드라마 한 편이 끝나면 아쉬워서 한동안 멍한 사람들도 있다. 중독처럼 이 드라마에서 저 드라마로 계속 이어달리기를 한다.

 

이 세상에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어떻게 그 드라마들 속에서 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나의 현실과 꿈의 세상을 잘 분리해 나갈 것인가. 그야말로 드라마가 요물단지다. 드라마로 우리를 홀리고 있다. 이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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