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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워밍업에 얼마나 걸립니까?

간천(澗泉) naganchun 2014. 1. 12. 15:00

워밍업에 얼마나 걸립니까?

 

 

  요즘 겨울인데도 많이 춥지는 않은 편이다. 예년의 겨울에 비하면 그렇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겨울이기 때문에 차량을 잘 관리해야 한다. 예전 몇해 전인가의 겨울에는 차가 얼어서 시동이 걸리지 않아 점검차량을 부르기도 여러 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차를 몰고 나가기 전에 약 5분 정도 시동을 걸고 엔진을 가동해야 한다고들 한다. 차의 성능을 잘 유지 관리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차에 대해서는 그렇게 미리 시동을 걸고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 소중한 것처럼 우리 사람들에게도 워밍업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워밍업이란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지게 되는 마음과 태도, 행동의 준비 시간을 말한다.

 

  워밍업의 중요성은 운동선수들을 보아도 많이 알 수 있다. 사전 준비 운동에 시간과 공을 들이는 선수들이 본 운동에서 좋은 기록을 낸다고 한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인데, 아침에 선수들이 일어나서 운동장으로 집합하러 갈 때, 운동화 끈 질끈 동여매고 운동복 지퍼 잘 올려 여미고 슬슬 뛰어가면서 몸을 움직이면서 가는 선수들과 그냥 하품을 하며 체육복 매무새를 잘 갖추지 않고 운동화를 질질 끌고 가는 선수하고는 그 기록과 성과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는 말이었다.

 

  나는 워밍업하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 슬슬 워밍업하면서 마음을 다지고 이 일이 그다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닐꺼야, 해보자, 일단 시작하는 거야, 시작하자. 그래 그러자.하고 내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 꽤 드는 편이다. 모든 일에 앞서 그 워밍업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어떤 때는 매우 길고 어떤 때는 금방 워밍업을 끝내고 일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워밍업하다가 본 일에 아예 착수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다 나중으로 미루거나 포기하거나 그 일에서 도망치고는 후회하곤 한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바로 착수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그들은 미리 사전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마음 준비 단단히 한 다음에 시작하기 보다는,일단 시작부터 한다. 시작 후 그 과정선상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하나씩 갖추어가면서 조정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단 일을 완성시켜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즉, 실패나 좌절이 있을지언정 어찌어찌 시작을 하고 어떻게든 결과를 내는 것이다.

 

  사람들의 성향마다 워밍업이나 일에 착수하는 자세는 각양각색이다. 그 해야 할 일의 성격을 잘 생각해보고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나가야 할지 모든 계획을 세운 다음에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돌아가는 것 같다. 자원들도 시작을 해야 얻어지는 것들이 더 많고 찾아지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어느 편이 더 좋은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도 어떤 일을 해야 한다면 시작이 반이다. ‘서두른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시작선 앞에서 출발 신호를 듣고도 출발하지 못하고 서성이는 것은 좀 아니다. 워밍업 시간 정해져 있지 않다고 무한정 엿가락 늘리듯 마구 마구 연장시키는 재주도 좋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실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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