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일자리를 두고 싸우게 될 운명들
경기침체와 청년실업 경력단절 시간선택제 등의 일자리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요즘, 로봇에게 단순한 일을 시킴으로 해서 인간들이 할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특히 로봇에게는 로봇이 할 일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해도 되는 일을 인간이 하기 싫어해서 자꾸 로봇에게 떠넘기다 보면, 인간은 결국 먹을거리를 잃게 되고 로봇을 상대로 싸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로봇에게는 정말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서 우리를 도울 수 있게 하는데 집중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1987년에 ‘로보캅’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었다.
장안의 화제였다. 로보캅이 움직일 때 마다 나는 기계적이지만 리드미컬란 음을 따라하는 사람들도 늘고, 로보캅이 말하는 음성도 특이해서 따라하게 되고 패러디하는 개그도 많았다. 사람을 대신해서 적들을 무찔러 주는 로보캅의 존재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뒤로 영화의 세계에서는 딱딱하고 투박한 느낌의 보봇 모양 보다는 인간 자체가 변신하여 적을 무찌르는 식으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로봇은 인간이 만든 또 다른 생명체다. 로봇은 필요한가 아닌가를 따지기 보다는 로봇이 인간세상에서 해주기를 바라는 역할은 ‘인간’을 돕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로 인해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을 인간을 대신해서 기계적 로봇이 행함으로 해서 세상을 좀 더 발전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극한작업 로봇’이라는 것도 만들어졌다.
극한작업 로봇은 매우 높은 빌딩이나 불길 속이나 사람 몸 속이나 그렇게 인간이 할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인간을 대신해서 일을 하게 된다.
말동무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보모 노릇하는 로봇도 있다고 한다. 무수히 많은 로봇들을 우리는 영화들을 통해서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고, 세상은 그렇게 진보된 로봇들이 우리들 곁에서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로봇은 이렇다.
도로공사가 진행되는 곳 근처에 세워진 로봇은 연신 손전등 같은 것을 들고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수신호를 하면서 운전자들에게 교통정체구간임을 주지시킨다. 그렇게 로봇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다지 발전하지 못하고 상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한편 나는 그런 장면과 조우할 때마다, 저 일을 사람 고용해서 시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사람의 단기 일자리라도 생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아예 사람들이 단순한 일을 하기 싫어하니까 그 일을 그냥 로봇이 하게 하는 것일까.
로봇은 즉, 인간이 하지 못하던 일들을 로봇이 해주었으면 해서 로봇이 있었으면 했는데 요즘은 인간이 하기 싫은 일을 시키기 위해서 있는 듯하다.
이제는 점점 인간들이 하고 싶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회피하는 일들, 혹은 반복 동작이 요구되는 지겨운 일들을 로봇들에게 시키려고 하고 있다. 아무리 반복되고 지겨운 일들도, 아무리 단순노동이더라도 그 작업에는 숭고한 노동정신이 있는 것이고 아주 사소한 인간의 손길이 요구되고 ‘디테일’이 중요한 작업들일 것이다.
그런 것을 자꾸만 로봇들에게 미루고 일을 시키려고 하는 듯 하다.
3D업종이라고 해서 소위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 산업, 즉
건축업, 광업, 제조업 등에서 일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일자리가 없다고들 아우성을 치고 있다. 3D업종은 서비스업종도 해당되고 있다. 접시딱이, 주방일하기 등도 하기 싫어하고 고객 대하는 일도 감정노동이 심해서 하기 싫어하고 .. 점점 하기 싫어서 인간이 대처하기 싫어서 꺼리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일들이기도 하다.
그런 일들을 자꾸 로봇에게만 맡기려고 하다가는 사람들은 정말로 일자리를 모두 빼앗기고 먹고 살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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