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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그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간천(澗泉) naganchun 2013. 7. 28. 20:53

 

   그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

 

 

 

   *   이번 월요 단상은 그 전날인 지금 올립니다.

 

  이 페이지를 열어보시는 분들께 영상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년 열두달 아니 그리고 또 한 바퀴, 오로지 한 곳의 모습만 찍었습니다.

  그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약 3분 50초 안에 담아보았습니다. 빨리 빨리 서두르는 요즘,

   넉넉잡고 4분 투자하셔서 음악도 듣고  계절의 변화를 지긋이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 화가가 있습니다. 선과 면이 아닌 수많은 점들로 화면을 채우는 기법입니다. 이미지 단위를 표현할 때 픽셀이라는 표시를 쓰는데 작은 점들을 의미합니다. 이 점들로 채우기 때문에 밀도 높은 화면을 만들 수 있지만 일반 그림을 그릴 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정성 그 자체입니다.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5/크기 207.5 x 308 cm) 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 이 그림'하고 생각하는 그 그림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아지 그 그림을 그린 방법을 참 좋아합니다. 멀리서 보면 붓으로 그린 듯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점들이 빽빽하게 어우러져 있고 그 점들이 형상을 창출해 내는 기가 막힌 그림입니다. 명작이지요.

영상은 수 장의 사진이 모아져서 움직이게 됩니다. 약 1년 반에 걸쳐서 찍은 238장의 사진으로 마치 사계절의 흐름을 한 순간에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시간 내내 동영상 카메라를 셋팅하여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매일 같은 시각에 똑 같은 노출이나 기법으로 찍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서투른 사진 솜씨에 그런 정성까지는 가미하지 못하고 그저 사진을 축적하기에 바빴습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아름답고 멋지고 대단한 사진도 많고 자연다큐도 많습니다. 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찍을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담을 수 있는 사라지는 것들을, 곧 사라져 버릴 것의 순간 순간을 담아 하나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 것이 첫 작품(?)입니다. 점묘화를 그린 신인상주의를 개척자 쇠라처럼 진득하니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습성을 터득하기 위해서 이런 작업을 계속하려고 다짐합니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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