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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避暑山園(피서산원)

간천(澗泉) naganchun 2010. 8. 6. 16:36

 

避暑山園(피서산원)

 

 

 

명/明 왕세정/王世貞

 

殘杯移傍水邊亭(잔배이방수변정)

暑氣衝入忽自醒(서기충입홀자성)

最喜樹頭風定後(최희수두풍정후)

半池零雨半池星(반지영우반지성)

 

--산장에서의 피서--

남은 술 물가의 정자로 옮기니

더운 기운 찔리어 갑자기 술을 깨게 하는구나.

가장 기쁜 것은 나무 끝에 바람이 멎은 후에

연못의 반에 내리는 가랑비, 또 반에 비치는 별빛이어라.

 

*산원(山園)-산장. *잔배(殘杯)-남은 술. *영우(零雨)-내리다 남은 비. 가는 비. *잔(殘)-남다. *배(杯)-술잔. *이(移)-옮다. *방(傍)-곁. *변(邊)-가. *정(亭)-정자. *서(暑)-덥다. *기(氣)-기운. *충(衝)-찌르다. *홀(忽)-갑자기. *성(醒)-깨다. *최(最)-가장. *희(喜)-기쁘다. *수(樹)-나무. *두(頭)-머리. *풍(風)-바람. *정(定)-정하다. *후(後)-뒤. *반(半)-반. *지(池)-못. *영(零)-떨어지다. *성(星)-별.

 

감상

 

무더운 날에 아마도 방안에서 술을 마셨던 것이겠지. 더위에 못 견뎌 마시다 남은 술을 들고 물가의 정자로 자리를 옮겼는데, 시원하리라 여겼던 물가의 정자는 시원하기는커녕 오히려 사람을 찌르는 것 같은 무더위에 갑자기 술이 깨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기쁜 것은 나무 끝에 불던 바람이 멎은 후에 연못의 절반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또 절반에는 별이 비친다고 하여 시간의 추이에 따라 바람, 가랑비, 그리고 별빛으로 저녁이 되어서 시원해짐을 느끼게 한다.

 

 

 

작자

왕세정(王世貞)(1526-1590)

 

명나라의 시인이고 문장가이다. 자는 원미(元美), 호는 엄산(弇山), 봉주(鳳州), 태창(太倉)(강소성/江蘇省) 사람이다. 1547년에 진사가 되고, 형부주시(刑部主事)를 거쳐 형부상서(刑部尙書)에 이르렀다.

명대 초기에는 문은 진한(秦漢) 시는 성당(盛唐)>을 목표로 하는 의고(擬古)의 풍조가 주류였었다. 1488-1505년간에는 이몽룡(李夢龍), 하경명(何景明)을 중심으로 하는 전칠자(前七子)가 나와서 이 작풍을 풍미하였다. 이어서 1522-1572년 무렵부터 가정(嘉靖)의 후칠자(後七子)가 나타나서 이 풍을 계승하여 이번룡(李樊龍), 왕세정(王世貞)이 영수가 되어서 약 60년간 문단을 독점하였다.

왕세정은 물론 의고주의의 계승자였으나 다른 작가에 비해서 폭이 넓었다. 곧 이몽룡(李夢龍)은 당 이후의 문장을 돌아보지 않았으나 왕세정은 한유(韓愈), 유종원(柳宗元)을 버리지 않고, 하경명(何景明)은 진(晉), 송(宋)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반하여 왕세정은 도연명(陶淵明), 사조(謝朓)는 물론 제(齊), 양(梁)의 작품도 용인하였다.

만년에는 백거이(白居易)와 소식(蘇軾)의 글을 좋아하게 되어 격조를 중히 여기고 장식적이었던 그의 시문(詩文)은 차차 평범하고 산뜻한 경향을 띠게 되었다. 그는 매우 박학하여 문예뿐만 아니라 경학(經學)과 사학(史學)에도 밝았다. 저서로 <엄주산인사부고(弇州山人四部稿)>, <엄주산인사부고속고(弇州山人四部稿續稿)> 등 30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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