端午晩得菖蒲(단오만득창포)
송/宋 매요신/梅堯臣
-단오날 늦게 창포를 얻어서-
해질녘에 창포를 구하였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네.
내 어찌 세속 풍습 면할 수 있으랴
술항아리 바라보고 세 번 읍을 하였네.
薄暮得菖蒲(박모득창포)
猶勝竟日無(유승경일무)
我焉能免俗(아언능면속)
三揖向尊壺(삼읍향존호)
*박모(薄暮)-해질녘. *득(得)-얻다. *창(菖)-창포. *포(蒲)-창포. *유(猶)-오히려. *승(勝)-낫다. *경(竟)-마치다. 필경. 언(焉)-어찌. 어조사. *능(能)-할 수 있다. *면(免)-벗다. 면하다. *속(俗)-세속. *읍(揖)-깍지 끼다. 공손하다. *존(尊)-술준. *호(壺)-항아리.
* 읍(揖)-인사하는 예의 한 가지. 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고 허리를 공손히 구부렸다가 펴면서 두 손을 내림.
감상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단오 날에는 창포주를 마시고 액땜을 하는 습속이 있었다. 작자는 단오 날 아침에는 창포주를 얻어 마시지 못하였지만, 저녁 늦게나마 겨우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없는 것보다 나을 터이니, 풍속을 벗지 못하여 고맙게 받아 마시고 액땜을 할 수 있었으니 그 창포주가 얼마나 고마운 술인가. 고마워서 술항아리를 향하여 세 번 읍을 한다고 읊고 있다.
작자
매요신(梅堯臣)(1002-1060)
북송의 시인이다. 자는 성유(聖兪). 완릉(宛陵)(안휘성의성/安徽省宣城) 사람이다. 지방의 관리로 전전하다가 친구 구양수(歐陽修)의 추천으로 중앙의 관리인 국자감직강(國子監直講)이 되었다. 후에 상서도관원외랑(尙書都官員外郞)을 끝으로 불우한 벼슬 생활을 끝냈으나, 구양수(歐陽修)를 친구로 완안석(王安石), 소식(蘇軾)를 제자로 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는 시는 본래의 자기감정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극적이거나 이상한 체험에 의지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구석구석까지 관찰의 눈을 밝히고 평범한 사실에서 인간의 진실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의 시에는 한편 이, 지렁이, 구더기 등 상식으로는 시가 될 수 없는 것을 일부러 읊는 편향을 가지고 있는데, 송시가 가지는 평정함, 생활과의 밀착, 제재의 확대, 시의 산문화의 방향을 결정지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죽은 아내의 추억의 시, 사회의 저변에서 고생하는 백상들의 생활을 직시한 시, 하급 관리로서의 여러 가지의 생활의 측면을 그린 시에 뛰어난 것들이 있다. 그는 정의(情義)가 두텁고 권귀(權貴)에 아첨하지 아니하며 담론과 음주를 즐기고 명사와의 교유가 많았다. 시집으로 <완릉선생집(宛陵先生集)> 60권, <주손자(注孫子)> 13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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