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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神情詩(신정시)

간천(澗泉) naganchun 2010. 6. 1. 06:37

 

 

神情詩(신정시)

 

 

 

 

동진/東晋 고개지/ 顧愷之

 

 

--사 계절--

 

봄물은 사방 연못마다 가득 차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이룬 것 많기도 하네.

가을 달은 밝은 달빛을 발하고

겨울 고개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구나.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만(滿)-가득 차다. *택(澤)-못. *하(夏)-여름. *기(奇)-이상하다. *봉(峯)-산봉우리. *기봉(奇峯)-소나기구름 모양 *양(揚)-떨치다. *휘(揮)-빛나다. *동(冬)-겨울. *령(嶺)-고개. 봉우리. *수(秀)-빼어나다. *고(孤)-외롭다. *송(松)-소나무.

 

감상

 

봄에는 봄물이 사방에 있는 연못에 가득히 차고, 여름에는 구름이 기이한 봉우리 모양을 한 소나기구름이 많으며,

가을 달은 하늘 높이 빛을 발하며, 겨울 산에는 소나무가 한 그루 우뚝 솟아있다.

보통 봄이라고 하면 꽃이라든지, 아지랑이를 연상하지만, 작자는 겨우내 말랐던 연못에 물이 가득히 차는 것을 그렸다.

작자는 물은 오히려 여름에 많은 것이지만 생명의 근원은 물이고, 봄은 생명이 소생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연못에 가득 찬 물을 그린 것이다.

여름이라면 여름밤이라든지 비라든지 녹음을 연상하지만 작자는 대낮이 소나기구름이 피어나는 것을 그렸다.

이는 소나기구름이 피어나듯이 작자의 내심에서 피어나는 낭만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가을이라면 바람이라든지 낙엽을 연상하지만 작자는 휘영청 밝은 달을 그렸다.

이는 가을이면 어쩐지 외로움과 우수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휘영청 밝은 달은 작자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벗이 되는 것이다. 겨울이라면 눈, 바람을 연상하지만 작자는 산봉우리에 홀로 우뚝 청청하게 솟은 소나무를 그리고 있다.

온갖 초목이 다 시들어 없어진 겨울에 오로지 푸른 소나무의 굳은 절개를 기리고자 함이다.

원래 작자 고개지는 동진의 산수화의 명인으로서 화가다운 시각을 잘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이시는 원래 고개지(顧愷之)의 장편의 시인데, 도연명(陶淵明)의 시집에 <사시가(四時歌)>라 하여 4구만을 골라 올린 것이라 한다.

 

작자

고개지(顧愷之)(345-406?)

 

동진(東晋)의 산수화가이다. 자는 장강(長康), 진양무석(晉陽無錫)(강소성/江蘇省) 사람이다. 시부와 서법에도 뛰어났고, 게다가 회화는 정교의 극치를 이루어 삼절(三絶)=재절(才絶), 화절(畵絶), 치절(痴絶)이라 일컬어졌다. 의희(義熙)(405-418) 때에 산기상시(散騎常侍)가 되고, 호장군(虎將軍)이 된 바가 있어서 고호두(顧虎頭)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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