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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如夢令(여몽령)

간천(澗泉) naganchun 2010. 6. 18. 16:21

 

如夢令(여몽령)

 

 

 

 

 

 

 

북송/北宋    이청조/李淸照

 

 

 

昨夜雨疏風驟(작야우소풍취) 

濃睡不消殘酒(농수불소잔주) 

試問捲簾人(시문권렴인) 

卻道海棠依舊(각도해당의구) 

知否(지부)

知否(지부)

應是綠肥紅瘦(응시록비홍수)

 

--여몽령--

간밤에 비바람 몰아치고

곤히 잤어도 숙취는 남아있네.

주렴 걷는 하녀에게 물어보니

해당화는 여전히 피어 있다네.

과연 그럴까

과연 그럴까

응당 초록 잎은 더 푸르고 붉은 꽃은 빛이 여위어졌을 터인데.

 

*작(昨)-어제. *소(疏)-드물다. 뚫리다. *취(驟)-별안간. 몰아치다. *농(濃)-무르녹다. *수(睡)-자다. *소(消)-꺼지다. *잔(殘)-남다. *시(試)-해보다. *문(問)-묻다. *권(捲)-걷다. *렴(簾)-발. *각(卻)-물리치다. 오히려. *도(道)-말하다. *당(棠)-아가위. 사당나무. *부(否)-아니다. *응(應)-응하다. *록(綠)-초록. *비(肥)-살지다. *홍(紅)=붉다. *수(瘦)-야위다.

 

감상

 

  간밤엔 비는 드문드문 뿌리고 바람은 세차게 몰아쳤다. 잠자리에 들어 잠을 푹 잤으나 아침에는 아직 숙취가 남아 있다. 발을 걷는 하녀에게 뜰은 어떤가 하고 물으니 해당화는 어제와 같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잎은 더 푸르고 꽃은 그 붉은 빛이 야위어질 터인데 아직 그대로 있단 말인가. 어찌 모진 비바람에 해당화가 그냥 그대로 있을 수가 있겠는가. <녹비홍수(綠肥紅瘦)>이겠지. 곧 녹비홍수란 제 아무리 미인이라 하여도 그 절정기는 지나고 있지 않는가. 하고 한탄한다.

 이 <여몽령>은 33자의 단편 사(詞)로서 <억선자(憶仙姿)>라고도 한다. 원래 해당(海棠)은 중국에서는 미인을 형용하는데 잘 쓰인다. 이 사에서는 비바람이 몹시 분 이튿날 아침에 해당화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해당화를 빌어 아름다움이 쇠해지는 미인의 탄식을 노래하고 있다.

 

작자

이청조(李淸照)(1084-1151?)

 

   북송 말에서 남송 초까지 활동한 여류시인이다. 호는 수옥(漱玉), 이안거사(易安居士)라 했다. 제남(濟南)(산동성/山東省) 사람이다. 아버지는 이격비(李格非)로서 예부시랑(禮部侍郞)이라는 고위 관직에 있었고, 시와 문에 능한 이름있는 작가였다. 그는 소식(蘇軾)과도 교류가 있었고 그의 작품 "낙양명원기(洛陽名園記)"는 소식의 극찬을 받았다. 어머니도 문명이 뛰어난 집안 출생으로 왕공진(王拱辰)이라는 사람의 손녀였는데, 어머니 역시 시문에 능했다.

   이청조는 이런 부귀하고 문명 있는 집안 배경으로 인해 일찍부터 시문을 배웠고 천부적 재질이 있어 11세 이전에 이미 시를 지었다. 18세에 조명성(趙明誠)과 결혼하였는데, 조명성의 아버지는 이부시랑(吏部侍郞) 조정지(趙挺之)였고 산동성 청주(靑州)에 본가를 두고 있었다. 당시 관직 때문에 송의 수도였던 개봉(開封)에 살고 있었다. 명성은 조정지의 둘째아들이었고 태학(太學)의 학생이었다.이런 배경과 재질이 그녀를 중국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여류 시인이 되게 만든 것이었다.

  조명성(趙明誠)과 결혼한 이청조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렸으며 부부가 모두 시문을 좋아하고, 고문서와 그림, 글씨, 금석문 등을 열심히 모았다. 남편 조명성이 청주(靑州)(산동성/山東省)와 래주(萊州)(산동성) 지사를 지낼 때에 모아 놓은 비각(碑刻)을 소재로 이청조의 도움을 받고, 금석록(金石錄) 30권을 지었다. 후에 조명성은 호주(湖州)(절강성/浙江省) 지사가 되었으나 이청조가 46세인 해에 병으로 급사했다. 그후 이청조는 강남을 방랑하였는데 최후에는 소식도 없이 생을 마쳤다.

  시문(詩文)에 능했으나 특히 사(詞)에 뛰어나 47편의 사를 남겼다. 시로서는 사랑과 그리움, 삶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풍경을 묘사한 시를 썼다. 시는 15편을 남겼다. 이청조는 시상(詩想)을 단순한 구어체로 표현했는데, 아주 생동감이 넘치고 용이하게 읽히기 때문에 후대의 많은 시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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