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가함과 불가함은 보는 사람에 따른다(내편 제물론)
다시 근본을 생각해 보면, 우리들은 논의를 할 때에 항상 바른 표준이라는 것을 첫째로 말하지만, 그 바른 표준이라는 것도 과연 세상에 있는 것인가. 바르다고 하면서 실은 각각의 입장에 따라 다른 것은 아닐까. 만일 각각의 입장을 버리고, 우주 전체로 생각한다면 거기에 과연 어느 정도 바른 것이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에 장자는 여러 가지 예를 들어서 절대로 바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안주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떤 곳이 안주할 수 있는 장소로서 가장 좋은가. 이제 이 문제를 우주에 던져보면, 따뜻한 평상이 좋다.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면 허리가 아파서 마침내는 병이 날는지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미꾸라지에게 물어보면 미꾸라지는 습기가 있는 곳이 좋다고 한다. 다음에 나뭇가지에서 자면 어떤가 하고 물어보면, 인간은 덜덜 떨려서 무서우니까 잠을 잘 수 없다고 한다. 같은 질문을 원숭이에게 물어보면 여기가 참으로 잠자기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안주할 수 있는 장소로서 도대체 어디가 좋은 것인가. 이 문제를 우주에 던지는 경우 한 가지로 판단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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