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방생의 설(내편 제물론)
방생(方生)이란 더불어 산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면 더불어 죽는다. 더불어 죽으면 더불어 산다. 마치 사람이 태어나면 죽는다. 죽는 사람이 있으면 태어나는 사람도 있는 것과 같이 갑이라는 논의가 있으면, 을이라는 논의가 생기고, 을이라는 논의가 생기면 갑이라는 논의가 생긴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논의라는 것은 언제까지라도 끝나지 않게 된다. 이에 우리는 한번 ‘무’에 돌아가서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비유해보면 논의라는 것은 회전문의 돌쩌귀 같은 것이다. 문은 그 돌쩌귀를 중심으로 하여 돈다. 한쪽은 동쪽으로 향해 가기도 하고, 한쪽은 서쪽으로 가기도 한다. 가운데의 돌쩌귀의 빈 공간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이 논의하는 사람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부분이다. 그것을 장자는 도추(道樞)라고 말한다. 그 도추가 구멍의 한가운데를 얻으면 그 회전문은 언제까지나 돈다. 곧 동서의 논의는 무궁히 이어져도 실은 도추는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그 논의에 가함과 불가함의 구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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