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마슈>산의 전갈인간과의 대화
<길가메시>는 친구인 <엔키두>를 위하여 매우 슬피 울면서 황야를 헤매었다. 그러는 동안에 그에게 공포가 엄습하였다.
“나도 죽을 것인가. <엔키두> 같지는 않다고 하는 것인가. 슬픔이 내 마음에 쳐들어와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여 황야를 헤맨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길가메시>는 <우바라투투>의 아들 <우트나피슈티움>에게로 가려고 결심했다.
그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그이라면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알고 있다. <길가메시>는 월신<신>에게 여행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여행을 떠났다.
<길가메시>는 <마슈>라고 하는 산에 도착했다.
<마슈>란 <쌍둥이>라는 의미이다. 같은 높이의 두 봉오리를 가지고 있어 매일 아침 이 사이에서 태양이 떠오르게 되어 있다.
태양신<샤마시>는 매일 아침 톱을 가지고 산을 잘라 열고 빛을 몸에 받아 하늘로 올라간다.
산정은 하늘 밑에 닿아있고 아래로는 명부로 통하고 있다.
산에는 전갈인간이 있어서 기슭의 문을 지키고 있다. 그 모습은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전갈로 전갈의 발을 가지고 있다.
그 형상은 <죽음>이라고 형용될 정도로 무섭다. 그 몸에서는 두려움의 빛 <노란무>가 피어나서 그것이 산을 에워싸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일출과 일몰을 지켜보는 것이다. <길가메시>는 거리의 경계석 등으로 나타내는 그의 모습을 본 일은 있으나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매우 무서웠다.
그러나 마음을 굳게 먹고 다가가서 그를 향하여 인사를 했다.
한 사람의 전갈인간이 그의 아내를 향하여 소리쳤다.
“여기에 찾아온 사람 그 신체는 신들의 육체이다.”
그의 아내는 응했다.
“그 3분의 2는 신이고 3분의 1은 인간입니다.”
전갈인간은 <길가메시>를 향하여 소리 질렀다.
“신의 육체를 가진 자여 먼 길을 어찌하여 찾아왔는가. 이 내 앞까지.
이 산은 지나가기가 곤란하다. 너는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냐.
그 이유를 알고 싶다.”
<길가메시>는 지금까지의 경위를 말해주었다.
“---그러니 나는 <우트나피슈티움>에게로 가고 싶다. 그는 신들의 모임에 나가서 불사의 생명을 보여준 분이다. 죽음과 삶의 비밀을 그로부터 듣고 싶다.”
전갈인간은 <길가메시>에게 말하였다.
“<길가메시>여, 그에게로 가는 길은 없다. 이 산을 가려고 해도 아무도 지나갈 수는 없다. 이 안은 12베루(120Km)나 어둠이 이어져서 어둡고 빛은 없다. 너는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여 여기서 영원히 나오지 못할 것이다.”
전갈인간의 아내도 <길가메시>를 말렸다. 그러나 <길가메시>의 뜻은 굳었다.
마침내 전갈인간도 굽혀서 산의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가거라. <길가메시>여 <마슈>산으로, 어둠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바른 <샤마슈>의 길을 나가거라.”
<길가메시>는 1 베루를 갈 때마다 소리를 질러서 위치를 확인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암흑은 깊고 앞뒤를 보지 못했다. 2 베루, 3 베루, 4 베루-- 9 베루에 이르렀을 때 거친 북풍이 불었다. 그리고 12 베루를 지나자 그는 <샤마슈> 앞에 나왔다. 곧 양광 밑에 나왔다.
눈이 익숙해지자 멋진 광경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았다.
쐐기풀이나 가시나무는 붉은 열매를 달고 있고, 포도 알이 가지를 휘게 열려 보기에 아름다웠다. 그것들은 청금색(靑金色)의 잎을 달고 열매를 달고 보기에도 즐거웠다.
태양신 <샤마시>는 <길가메시>에게 물었다.
“<길가메시>여, 너는 어디로 헤매고 있느냐. 네가 구하는 생명을 너는 찾지 못할 것이다.“
<길가메시>는 대답했다.
“황야를 가고오고 하여 돌아다니고, 대지에서만이 편안함이 많다. 내 목숨이 나머지를 거기서 잠자고 지낼 것인가. 내 눈이 태양을 보듯이 내가 빛으로 가득 채워지도록
암흑인 명부가 아득히 멀다면 빛은 얼마인가. 사자는 태양빛을 볼 수 있는가.“
<길가메시>는 앞으로 나아갔다. 이 땅에는 다른 여러 가지의 보석이 가득했다.
<길가메시>가 그것을 보면서 걸어가노라니 이윽고 해변에 이르렀다. 해변에는 선술집 작부 <시두리>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가 해변에 앉아 있을 때, 해안을 걷고 있는 <길가메시>를 보았다.
'신화 . 전설 > 길가메시 서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대홍수 이야기와 <길가메시>의 귀환 (0) | 2009.08.22 |
---|---|
10. 선술집 작부 <시두리>와의 대화와 죽음의 바다를 건넘 (0) | 2009.08.21 |
8. <엔키두>의 장례 (0) | 2009.08.19 |
7. <엔키두>의 죽음 (0) | 2009.08.18 |
6. 사랑의 여신 <이슈타르>의 유혹과 하늘 황소와의 싸움 (0) | 2009.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