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선술집 작부 <시두리>와의 대화와 죽음의 바다를 건넘
1) 선술집 작부 <시두리>와의 대화
아름답게 치장한<시두리>는 해변에 앉아 있었다. <길가메시>는 그녀를 보자마자 그쪽으로 향했다.
<시두리>는 <길가메시>를 보았다. 사자의 모피를 걸치고 신의 육체를 가진 영웅이지만 그 마음은 비탄이 가득하고 표정은 피로해 보였다.
<시두리>는 이 사람은 살인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길가메시>는 문 앞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러나 <시두리>는 믿어주지 않았다.
“당신이 <길가메시>라면 <훔바바>를 죽이고 사자를 죽이고 하늘황소를 때려눕힌 자인데 어찌하여 그토록 초췌하고 소침하고 슬픔으로 지내고 있는 것이오.”
<길가메시>는 대답했다.
“어찌 내가 초췌하지 않고 지낼 수 있으리오. 어찌 내가 소침하지 않고 지낼 수 있으리오. 어찌 내가 슬퍼하지 않고 지낼 수 있으리오.”
내 친구 <엔키두>와 함께 <훔바바>를 죽이고, 함께 사자를 죽이고, 함께 하늘 황소를 잡아 죽였다. 나와 함께 괴로움을 함께 한 나의 사랑하는 <엔키두>에게 인간의 운명이 덤벼든 것이다.
밤낮으로 나는 그를 위하여 울었다.
나는 그를 매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나의 부르짖음을 듣고 혹시나 내 친구를 되살릴 수는 없는가 하고,
이레 밤과 이레 낮을 그의 얼굴에서 구더기가 떨어질 때까지---
그가 명부로 내려간 후로는 나는 생명을 볼 수 없다.
나는 도둑처럼 황야를 헤매었다.
작부여, 이제 이처럼 당신을 배알하였으니 내가 무서워하는 죽음을 보지 아니해도 좋게 해다오.“
<시두리>는 <길가메시>에게 말했다.
“<길가메시> 당신은 어디로 헤매어 가는 것이오. 당신이 구하는 생명을, 당신은 찾을 수 없을 것이오.
신이 사람을 만들었을 때 그들은 인간에게 죽음을 주었고. 생명은 그들의 수중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오.
<길가메시>여 자신의 배를 채우시오.
밤낮으로 자신을 기쁘게 하시오.
밤낮으로 연회를 베푸시오.
춤추고 즐기시오.
옷을 깨끗이 하시오.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시오.
당신 손에 의지하는 아이들에게 눈을 돌리시오.
당신의 무릎에서 아내가 기뻐하게 하시오.
이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오.---.“
그러나 <길가메시>는 말했다.
“나는 <엔키두>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작부여, 당신은 해변에 살고 있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 다오. 그 표를 나에게 주시오. 그런 것이 좋다면 나는 대양을 건널 것이오. 좋지 않다면 나는 황야를 헤맬 것이오.”
<시두리>는 말하였다.
‘<길가메시>여, 이 대양을 건넌 사람은 아무도 없소. 거기에 간 사람은 누구나 돌아오지 않아요. <샤마시> 신 이외에는 아무도 건너지 못해요.
도항은 곤란의 극치이고, 거기에 이르는 길은 더욱 곤란하오. 그 사이에는 죽음의 바다가 있고, 가는 길을 막아버려요.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오.
단지 <우트나피슈티움>의 항해의 신<우르샤나비>가 있어요. 그는 <석물>을 가지고 숲에서 새싹을 자르고 있소.
어서 가시오. 그에게로. 혹시 그가 좋다고 한다면 그와 함께 바다를 건너시오. 좋지 않으면 돌아오시오.“
<길가메시>는 <우르샤나비>가 있는 숲에 닿자. 도끼를 들고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우르샤나비>는 그 소리를 들어서 <길가메시>임을 알았다.
<길가메시>는 그를 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붙잡아 묶고 나무에 못질을 하여 고정시켜 <석물>을 빼앗고, 이것을 배에 싣고 노를 저었다.
그러나 <우르샤나비> 없이는 배가 나아가지 않았다. <석물>의 무게로 배가 좀처럼 나아가지 않는 데에 속 끓는 <길가메시>는 그것을 부셔버렸다.
대양으로 노를 저은 <길가메시>는 <죽음의 바다>를 만났다. 눈앞에 펼쳐진 광대한 <죽음의 물>의 그 무서움에 <길가메시>는 배를 멈추었다.
그리고 되돌아와서 <우르샤나비>를 풀어주고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르샤나비>는 말했다.
“당신은 죽음의 바다를 건너는 부적인 <석물>을 부셔버렸습니다. 그러니까 5유단(30m)의 노를 만들 재료 120본을 베어 주세요. 가죽을 벗기고 물갈퀴를 붙여서 배로 운반해 주시오.”
<길가메시>는 즉시 그렇게 했다. <길가메시>와 <우르샤나비>는 배를 타고 출항했다. 이윽고 두 사람은 <죽음의 바다>에 이르렀다.
<우르샤나비>가 말했다.
“물에서 떨어져 주세요. 물을 만지면 안 됩니다. 노를 잡아주세요. 한 번 저으면 그 노를 버리고, 다음 노를 잡고 저고 그것을 계속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젖은 노로부터 죽음이 당신을 사로잡습니다.‘
<갈가메시>는 그 말에 따라 <죽음의 바다>를 건넜다. 120개의 노를 다 써버리자 <길가메시>는 옷을 벗어 돛대에 달고 돛을 대신하여 항해를 계속했다.
아득히 먼 곳 땅의 입구에 서있던 <우트나피슈티움>은 이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의아해 하면서
“어찌하여 배의 <석물>은 부셔버렸는가. 어찌하여 선주도 아닌 자가 배를 노젔고 있는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길가메시>는 땅의 입구에 다다르자 <우트나피슈티움>을 보고 그 앞에 섰다. 그는 자신의 여행 목적을 알렸다.
<우트나피슈티움>은 말하였다.
“당신은 어찌하여 슬픔을 이어가려 하는가.당신은 신과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만들어졌다.
당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신들은 당신을 만든 것이다.
--신들을 모시고 공물을 바치시오. 그러면 당신을 위협하는 악자, 적, 사술을 신들은 멀리해 줄 것이오.<엔키두>는 신들에 의하여 그 운명을 데려간 것이오.
당신은 어찌하여 잠을 자지 않는 것이오. 자신을 피곤하게 하여 신체를 슬픔에 가득 차게 하고, 죽음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오.
인간의 이름은 갈대밭의 갈대처럼 꺾이는 것이오. 누구도 그것을 피할 수는 없소.
원초의 인간(곧 우트나피슈티움)은 젊은이였소.
나에 대한 축복이 알려진 때 위대한 신들을 <아눈나키>는 모으고 창조의 여신 <마미도움>이 그들과 함께 천명을 정하였소.
그들이 죽음과 삶을 결정한 것이오. 그러나 인간에게는 그 표를 볼 수 없게 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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