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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95, 회향우서--하지장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3. 06:24


95. 回鄕偶書(회향우서)



당/唐     하지장/賀知章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로대회)

鄕音無改鬢毛衰(향음무개빈모쇠)

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불상식)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


--고향에서 우연히 쓴 글--

어려서 고향 떠나 늙어서 돌아오니

사투리는 여전한데 턱수염만 쇠하였네.

아이들은 마주봐도 알아보지 못하고

웃으며 어디서 온 손님인지 묻는구나.


*소소(少小)-젊은 때. *노대(老大)-늙어서. *회향(回鄕)-고향에 돌아옴. *향음(鄕音)-고향 사투리. *빈모(鬢毛)-턱 수염. *소(少)-젊다. *이(離)-떠나다. *가(家)-집. *회(回)-돌다. *음(音)-소리. *개(改)-고치다. *빈(鬢)-구레나룻. *모(毛)-털. *쇠(衰)-쇠하다. *아(兒)-아이. 동(童)-아이. *견(見)-보다. *식(識)-알다. *소(笑)-웃다. *문(問)-묻다. *객(客)-손님. *종(從)-따르다. *처(處)-속. *래(來)-오다.


감상 

  어려서 집을 떠나 노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음껏 말하고 싶었던 고향 사투리는 그대로인데, 턱수염은 쇠하여 나만 늙었구나. 아이들은 마주보아도 아는 사람 하나 없고 그들은 웃으며 당신은 어디서 왔느냐 하고 묻는다.

  매우 평이한 시어를 써서 귀향의 감개를 노래하고 있다. 작자는 어린 때 집을 나와서 중앙 무대에서만 살다가 80세가 되어 거의 50년 만에 귀향하였다. 모두가 변했으나 사투리만은 변하지 않았음을 절감하고, 그래도 중앙 무대에서 날리던 나이건만 알아보는 사람 하나 없으니 허무하고 고독해짐을 느끼게 한다.


작자

하지장(賀知章)(659-744)

  성당 시대 시인으로 자는 계진(季眞) ․유마(維摩). 호는 사명광객(四明狂客), 월주영흥현(越州永興縣)(절강성/浙江省) 사람이다. 695년에 진사가 되고, 국자사문박사(國子四門博士), 태상박사(太常博士), 예부시랑(禮部侍郞), 비서감(秘書監), 태자빈객(太子賓客) 등을 여임했다.

  유에 없을 만큼 술을 좋아해서 당시 장안에서는 하지장을 비롯하여 이적지(李適之), 왕진(王璡), 최종지(崔宗之), 소진(蘇晉), 장욱(張旭), 초수(焦遂)등과 더불러 술과 시가로 어울리니 이들을 음중팔선인(飮中八仙人)이라 하고,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서도

“지장기마사승선, 안화락정수저면(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 곧 “술 취한 하지장의 말 탄 모습은 마치 배를 탄 듯하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우물에 빠지면 물밑에서 그냥 잠든다.”는 내용이 필두로 나온다. 시는 청담하고 풍류가 있으며, 이백(李白)을 찾아낸 사람으로도 알려진다. 또 서도에도 뛰어난 재주를 발휘하여 초서(草書), 예서(隸書)에 특히 능하였다.

  하지장은 도사가 되고 싶어서 반세기 가까운 벼슬살이를 그만 두고 744년에 낙향하였는데, 당시 당나라 현종이 상을 주고자 하여 원하는 바를 물으니, 고향의 호수를 달라고 청하여 경호(鏡湖)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호수를 받았다 한다. 고향에 천추관(千秋觀)이라는 집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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