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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콜라보레이션

간천(澗泉) naganchun 2018. 2. 25. 19:05

콜라보레이션


봐야 할, 보고 싶은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보석 영화’를 발견하면 그 기쁨과 감동으로 배가 부르다.
최근에 본 영화중에서 내가 꼽은 으뜸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지지스, 빌리지스(Faces Places, Visages, villages)」다.

1928년생인 아녜스 바르다와 젊은 사진전시 작가인 제이알(JR)은 사람들의 표정과 열정, 이미지에 호기심을 가진 ‘사진 예술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아녜스 바르다는 프랑스의 영화 감독이자 사진작가이며 배우에다 비주얼 아티스트이다. 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누벨 바그 운동의 기수 중 한 사람으로 장 뤽 고다르, 앙리 조르즈 클로조, 르네 클레망, 자크 타티 등과 함께 활동했다고 한다. 각종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제이알(JR)은 독특한 예술 작업을 하는 신예 작가로 보이는데, 그 구체적 활동 상황은 인터넷상에서 검색되는 내용이 별로 없어서 뭐라고 논할 수는 없다.


두 사람은 카메라 모양으로 래핑된 포토제닉 차를 타고 프랑스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삶과 표정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 사진을 크게 출력하여 대형 벽면에 도배를 한다. 그 벽면이란 대형 창고나 기차, 공공건물 주택가, 항만의 대형 컨테이너, 폐허가 된 마을 등 다양하다. 그 벽면에 붙여지는 사진은 보통 사람의 약 10배에서 20배에 달할 정도로 대형이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이,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 특히 얼굴에 잡힌 주름 등 ‘인생’을 포착하는 작업을 하면서 웃고 놀리고 놀라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나이 든 할머니 예술가와 젊은 사진가의 콜라보레이션. 이 두 사람의 작업하는 모습에서 신선함을 느낀다. ‘늙은 할머니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겠어?! 거동도 편치 않을 할머니에게서 뭐 새로운 것이 나오겠어?!’ 라고 구시대의 낡은 존재 취급을 해버리는 편견을 가지지 않는 젊은 예술가. 예술이라는 세계에 대하여 젊은 작가에게 기죽지 않고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전하고자 하는 할머니 예술가의 ‘아직도 나는 현역!’이라는 자부심. 구세대와 신세대의 나이를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의 따뜻한 시선과 자상함이 돋보였다.


나인 든 사람의 고리타분함이나 완고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경륜을 가진 노 예술가의 시각을 존중하고 젊은 상대의 예술 표현 방식에 대한 관심과 공유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고 있었다.


특히, 올드(OLD)와 영(YOUNG)의 조합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예술’의 세계도 놀라웠지만,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존경심 어린 태도는 시대를 초월하여 추구되어져야 할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흠뻑 느끼는 소중한 영화였다.  <ej>


*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 비지지스, 빌리지스(Faces Places, Visages, villages) <2017 , 프랑스 89분  (감독) 아녜스 바르다, 제이알 (주연) 제이알, 미미, 아녜스 바르다>
* 콜라보레이션 (collaboration)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출연ㆍ경연ㆍ작업하는 일. 유행 산업의 최근 경향 가운데 하나로 일정 분야에 장점을 가진 업체가 트렌드 결정자와 함께 협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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