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단상/월요단상

나이 먹는 날

간천(澗泉) naganchun 2013. 2. 11. 05:33

 

나이 먹는 날

 

 

설날에 모인 손자 손녀들이 수수께끼 놀이를 하고 있었다. 가장 맏이인 고교2년생이 문제를 내었다.

“아침에는 네발로 걷고, 점심때에는 두발로 걷다가,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동물은 무엇인가?”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가 대답했다.

“그것은 사람이다.”

 

이 수수께끼는 유명한 소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이다.

사람이 어릴 때는 기어서 다니므로 네발로 걷는 것이고 자라면 두 발로 걷고 늙어서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하니 세 발로 걷는 셈이다.

너무나 유명하니까 초등학생이 알아 정답을 내었다. 그런데 옛날에는 이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히지 못하여 많은 사람이 괴물에게 잡혀 죽었다고 하니 한마디로 목숨 걸고 풀어야 할 수수께끼였는지 모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삼촌이 한 가지 수수께끼를 내었다.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아니 먹을 수도 없고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도 없고 많이 먹으면 더 먹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밥이다.“ ”공기이다.“ ”라면이다.“ 등등--

한 참 있어도 아무도 정답을 내지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깔깔 웃었다.

 

보다 못한 삼촌은 정답을 말해주었다.

“그것은 나이이다. 오늘은 먹고 싶지 않아도 나이를 먹어야 하는 설날이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도 없고 너무 많이 먹으면 늙어서 이 세상을 떠나 버리면 더 먹지 못하는 것이 나이란다.”

 

그럴싸하다. 어려서는 빨리 많이 먹고 싶은 것이었을지 모르나 나이가 들어가면 먹는 것이 두렵고 늙어서는 무섭기까지 한 것이 나이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 것은 나의 성장을 의미하고 생활이 충실해짐을 뜻하기도 한 것이니 잘 먹고 그에 걸맞은 일을 하며 보람을 찾는 데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해본다.

'단상 > 월요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째로 가져갈래?  (0) 2013.02.25
나의 명절 증후군  (0) 2013.02.18
눈 치우기   (0) 2013.02.04
멋진 팔순   (0) 2013.01.28
영화 <아무르 Amour, 2012> 를 보고  (0) 201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