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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그것이 어디에 있는가

간천(澗泉) naganchun 2013. 9. 16. 04:39

 

그것이 어디에 있는가

 

 

 

 

보물찾기 같다. 탐험가들이 보물을 찾아서 신비를 찾아서 있음직한 곳을 여기저기 훑고 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장소에 묻혀 있는지, 숨겨져 있는지는 감이 있지만 적확하게 그 위치를 찾아내는 일은 아직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고자 이런 저런 장치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을 찾아내면 좋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아냈다는 성취감을 맛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물 사냥꾼들은 그런 만족을 누리기 위해서도 동분서주한다.

 

논문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절대적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온전히 담아내서 이전 사람들이 써 놓은 논문과 모사율이 0%인 논문을 쓰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논문이라는 것 자체가 의견을 논증하기 위해서 다양한 타의 의견이 증거로 필요하기 때문에 참고문헌이 없는 논문은 논문이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인이 논문을 쓰기 위해서 다양한 자료를 검색한다. 그 일을 나도 거들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대부분 외국 자료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은 정말 논문을 쓰는 사람들도 축복을 받은 거라 생각한다. 이전 사람들은 어떻게 그 논문들을 써냈단 말인가. 외국의 도서관을 갈 수 없는 사람들은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을까? 필요함 직한 자료가 있다는 것을 알기도 힘든 상황이다. 관련 협회에서 발간되는 정기간행물에 의존하여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절차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으로 온 세상 만물이 디지털로 가늠할 수 없는 차원에 자리를 마련하여 제각각 들어서 있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그것이, 자기가 찾아서 자신의 의견에 증거가 되어줄 그 증인들을 찾기 위해서 어디에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해야 한다.

 

이번에도 영어로 된 발표 논문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리 포털 검색창을 뒤지고 뒤져도 나타나지 않는다. 구글에 들어가니 현지 도서관에 있다고 나와 있다. 다행히도 현지 도서관까지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현지에서 발간되는 자료를 다루는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서 돈(저작료)을 받고 파는 자료가 있을 뿐이다. 이런 경우에는 돈을 주고라도 온라인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다. 정말 다행이다. 꼭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노우하우(Know How)의 시대였다. 노우하우를 아는 자가 승자였다. 이제는 노우웨어(Know Where)다. 어디에 무엇이 있을까를 잘 점찍어 알아내서 자신에게 필요한 자료를 찾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다음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 것인가?

어떤 대졸자가 어렵게 신입사원 채용시험의 면접단계까지 가게 되었다. 면접관인 임원이 질문을 했다. "자네의 특기는 무엇인가?" "네, 검색을 잘합니다!"

시대상을 비틀어 봄 직한 일화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현실이다. 검색을 잘하는 것, 빠른 시간에 적확한 것을 찾아내는 기술이 플러스알파로 너무나 요긴하게 필요한 세상이다. 수많은 스펙 중에 '검색 잘하기'가 추가되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이 '검색하기' 기술이 있어놔서인지 자꾸 나에게 자료 찾기를 의뢰한다. 그게 굉장히 오래 걸려서 탈이다. 그리고 쑤시면 쑤실수록 자꾸만 '뭐가 더 있지 않을까?'하고 더 뒤지고 다니게 된다. 나의 일상의 3분의 1은 이렇게 소요되고 있다. 이 또한 고된 노동이지만 매우 유쾌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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