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단상/월요단상

귀한 생명을 구하는 길 -위기의 순간에 진정 옳은 행동을 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

간천(澗泉) naganchun 2014. 5. 4. 19:06

 

귀한 생명을 구하는 길

 

 

“그때 이랬더라면...”

- 위기의 순간에 진정 옳은 행동을 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

 

 

“그가 보여준 용기와 절제와 냉철한 판단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그 어떤 자질도 태어날 때부터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로 삼고 꾸준히 움직이면서 힘들게 노력하고 섭렵해야 할 기술들이다. 그렇게 행하고 싶어 하고, 그것을 배우기로 결심하고, 그것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어야만 한다. 그것도 반복해서 말이다. ”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롯으로 향하던 US 에어웨이스 1549편은 오후 3시 26분에 라구아디아 공항을 이륙했다. ‘설리’라고 불리는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는 모든 점검을 마친 상태였다. 에어버스 A320은 아무 이상도 없었다. 이륙한 지 2분이 지나 캐나다 기러기 떼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전까지는. 제트 엔진에 기러기 한 마리만 들어가도 심각한 문제인데 떼거리로 몰려왔으니 엄청난 재난이 아닐 수 없었다. 순식간에 양쪽 엔진이 크게 손상되어 기체는 힘을 잃었다. 당시 북쪽을 향하고 있던 비행기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브론즈 지역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설렌버거와 부기장이 승객들뿐 아니라 육지에 있는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려면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결정을 니려야 했다.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비행장 한두 개가 눈에 들어왔으나 거기까지 갈 수 있을찌 확신할 수 없었다. 가는 도중에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지역에 추락할 가능성이 컸다. 도시의 나들목에 있는 간선 도로인 뉴저지 턴파이크에 불시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역시 그곳을 지나는 차량들과 운전자들은 물론이고 비행기와 승객들에게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대안은 허드슨 강이었다. 물 위에 불시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비행기는 체조선수마냥 계속 뒤집혀서 마침내 부서져 가라앉게 될 것이다.

 

 착륙 2~3분 안에 설렌버거와 부기장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작업을 해야 했다. 먼저 엔진을 닫아야 했다.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여 비행기가 동력이 없이도 가능한 한 오랫동안 활주할 수 있게 해야 했다. 또 비행기의 코를 내려서 속도를 유지해야 했다. 자동 조종 장치를 분리시켜 항공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배출구와 밸브를 막는 불시착 시스템을 가동시켜 물에 닿는 순간에 최대한 방수가 되도록 해야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날아가다가 비행기를 활주시킨 다음에 왼쪽으로 급회전시켜 남쪽을 향하게 하여 강물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게 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미 엔진을 끈 상태이기 때문에 배터리로 작동되는 시스템들과 비상용 발전기만 이용하여 그 작업을 해야 했다. 그 후에는 왼쪽 급회전으로 기울어진 동체를 똑바로 세워서 착륙할 때 비행기가 평형을 이루도록 해야 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비행기의 코를 다시 세우되 너무 높지 않게 하고 똑바로 물 위에 착륙시켜야 했다.

 

 마침내 그들은 성공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빠져나왔다. 기장 설렌버거는 모두가 무사히 탈출했는지 확인하려고 복도를 두어 차례 오간 뒤에 마지막으로 빠져나왔다. 다른 승객들과 함께 구명 보트에 탄 뒤에는 온몸이 얼어붙는 1월에 자기 셔츠를 벗어 추위에 떨고 있는 다른 승객에게 주었다.

 

 많은 사람이 이 극적인 사건을 기적이라고 묘사했다. 이것을 올바른 습관의 위력이라고 불러도 좋다. 상당 기간 훈련하고 경험을 쌓은 덕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그냥 쉽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나 내가 그날 오후에 에어버스 A320을 조종하면서 ‘자연스로운 몸짓’을 했더라면, 또는 우리가 그냥 ‘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면, 아마 여객기가 브론즈 지역으로 추락했을지도 모른다. 미덕은 현명하고 용기 있는 선택이 제2의 천성이 되었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설렌버거는 그 결정적인 3분 동안 선보였던 특별한 기술은 물론이고, 비행기를 조종하는 능력도 처음부터 타고나지 못했다. 필요한 기술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가 보여준 용기와 절제와 냉철한 판단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그 어떤 자질도 태어날 때부터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로 삼고 꾸준히 움직이면서 힘들게 노력하고 섭렵해야 할 기술들이다. 그렇게 행하고 싶어 하고, 그것을 배우기로 결심하고, 그것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어야만 한다. 그것도 반복해서 말이다. 그렇게 하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설렌버거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 선택과 행동이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그런 기술과 능력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통 배게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특정한 강점으로 무장된 성품, 즉 비행기를 조종하는 법을 정확히 아는 미덕과 더불어 용기와 절제와 냉철한 판단력 그리고 타인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결단과 같은 좀 더 일반적인 미덕들이었다.                  

     - N. T. WRIGHT 의 ‘그리스도인의 미덕’ 중에서

 

'단상 > 월요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SNS 피로 극복하기  (0) 2014.05.18
역린, 중용 23, 그리고 히든 챔피언   (0) 2014.05.12
세월이 사람을 평가한다  (0) 2014.04.28
먹 먹 함  (0) 2014.04.20
참 좋은 시절  (0) 201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