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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秋日偶成(추일우성)

간천(澗泉) naganchun 2009. 3. 24. 10:54

 

 

秋日偶成(추일우성)

 

북송/北宋 정호/程顥

 

 

 

 

 

 

閑來無事不從容(한래무사부종용)

睡覺東窓日已紅(수각동창일이홍)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道通天地有形外(도통천지유형외)

思入風雲變態中(사입풍운변태중)

富貴不淫貧賤樂(부귀불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남아도차시호웅)

 

 

--가을날 우연히 짓다--

한가로워 무사하나 차분하지 않으니

잠을 깨면 동창에 해는 이미 붉었다.

만물은 자세히 보면 모두 분수를 따르고

사계절이 아름답고 흥겨움은 사람과도 같다.

도는 천지의 형체 없는 것에도 있으니

생각은 바람과 구름의 변함 중에 든다.

부귀에 마음 흐트러지지 않아 가난하고 천해도 즐거워하니

남아가 이에 이르면 영웅호걸 이 아니랴.

 

*종용(從容)-차분하고 침착하다. *수(睡)-자다. *교(覺)-잠깨다. *창(窓)-창문. *정(靜)-고요하다. *관(觀)-보다. *개(皆)-모두. *득(得)-얻다. *가(佳)-아름답다. *흥(興)-흥겹다. *여(與)-더불어. --와 함께. *여인동(與人同)-사람과 같다. *통(通)-통하다. *형(形)-모양. *사(思)-생각. *변(變)-변하다. *태(態)-모습. *부(富)-부자. *귀(貴)-귀하다. *음(淫)-어지럽다. *빈(貧)-가난하다. *천(賤)-천하다. *낙(樂)-즐겁다. *도(到)-이르다. *차(此)-이. *호(豪)-호탕하다. 호걸. *웅(雄)-영웅.

 

 

감상

 

한가하고 일이 없어도 마음은 차분해지지 못하다. 우주의 운행은 쉬지 않아서 아침잠을 깨어서 보면 벌서 해는 붉게 떠오른다. 우주의 만물을 자세히 관찰하여 보면 저마다 자연스럽게 주어진 분수를 따르고 있고, 사 계절이 아름답고 흥겨운 것은 마치 사람과도 같다.

도란 것은 천지의 모양이 없는 것들에까지도 통하는 것이니, 생각함은 곧 바람과 구름의 변하는 모습에 미치게 되는 것이다.

부귀에 탐욕스러운 마음을 부리지 않고 비록 가난하고 천하더라도 즐거워하니, 남자로서 이 경지에 이르면 곧 영웅호걸이 아니겠는가. 이 시는 만물일체라는 생각으로 탐욕을 버려라 하는 교훈적인 의미가 짙다.

 

작자

정호(程顥)(1032-1085)

북송의 유학자이다. 자 백순(伯淳). 호 명도(明道). 시호 순(純). 하남성낙양(河南省洛陽) 사람이다. 존칭으로 명도선생이라 불리고, 동생 정이(程伊川)와함께 이정자(二程子)로 알려졌다. 아버지 정향(程珦)이 남안(南安)(강서성대유현/江西省大庾縣)의 판관이었을 때 주돈이(周敦頤)를 한 번 보고 아들 형제를 그의 제자로 입문시켰다고 한다. 26세 때 진사가 되고, 섬서성(陝西省)의 주부(主簿)로 출발하여 지방관을 역임하였다. 그가 택주(澤州)(산서성진성현/山西省晉城縣)의 수령으로 있을 때는 시민여상(視民如傷)이라는 네 글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큰 치적을 올렸으므로, 백성들이 그를 부모처럼 따랐다.

그는 제자(諸子), 노장(老莊), 불교도 공부하였으나, 결국 유학으로 복귀하여 자신의 학설을 확립하였다. 그의 사상은 <역(易)>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도는 음양이기(陰陽二氣)에 의한 만물의 생성 그 자체이며, 도에 질서가 있는 것을 천리(天理)라 했고, 태어나는 생명력을 인(仁)이라 했다. 또 천지가 만물을 낳는 작용(인의 구현)에 합치하는 것이 인(人)의 성(性=본래의 인간성)이고, 학문의 목적은 인(仁)을 체현하고 만물일체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 하였다. 유저(遺著)는 서필달(徐必達)의 <이정전서(二程全書)>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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