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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노인을 싫어한 젊은 왕

간천(澗泉) naganchun 2010. 2. 9. 03:28

 

노인을 싫어한 젊은 왕

 

 

옛날 인도의 어떤 나라에서 젊은 왕이 즉위하였다. 왕은 노인을 극히 싫어하여

“70세가 넘은 노인을 산에 버려라!” 하는 법률을 제정하였다.

 

이에 신하들은 왕에게 간언했다.

“노인은 이 나라를 오래 동안 지탱해온 사람들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지금까지는 노인을 소중히 여겨왔습니다. 무리하게 법을 지키라 한다면 백성은 왕에게서 멀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왕은 완강히 거절하였다.

 

그런데 얼마 없어서 이웃 나라와 전쟁이 벌어졌는데 이 왕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결국 왕비를 인질로 주고서 10일간 휴전하였다.

 

며칠 후 전쟁 상대국에서 사자가 왔는데

“우리나라 왕은 귀 왕비를 매우 마음에 들어서 정식으로 맞아들이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왕비를 비겁한 방법으로 얻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례이지만 무력이 아니라 지혜를 겨루어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승인하고 지혜를 겨루기로 하였다.

 

첫째 문제는

“두 마리의 뱀 중에서 자웅을 가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는 사람을 나라 안에서 찾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매우 곤란에 빠진 왕에게 한 대신이 말하였다.

“부드러운 요 위에 두 마리의 뱀을 놓고 보면 격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수놈이고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암놈입니다.”

확인해보니 과연 그러했다.

 

다음 둘째 문제가 왔다.

“네모진 큰 목재의 뿌리 쪽을 가리는 방법입니다.”

역시 나라 안에는 아무도 이 문제를 아는 사람은 없고 그 때의 그 대신이 답하였다.

“목재를 물에 띄워서 아래로 가라앉은 쪽이 뿌리 쪽입니다.”

이것도 확인 한 바 과연 그러하였다.

 

다음 셋째 문제가 나왔다.

“한 목음의 물이 대해의 물보다 위대하다. 이것을 설명하세요.”

왕은 그 대신에게 답하게 하였다.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 열로 괴로워하는 사람, 숨을 돌리려 하는 사람에게는 한 목음이 물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왕은 그대로 전하였다. 옳은 말이었다.

 

이튿날 바로 전쟁 상대국 사자가 왕비를 모시고 와서 말하기를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 나라는 훌륭합니다. 이제 전쟁은 그만 두고 친하게 교류합시다. 왕비는 돌려 드립니다.”

왕은 무사한 왕비를 다시 만나게 되고 두 나라는 우호관계를 맺게 되어서 온 나라가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거국적인 경축연을 베풀게 되어서 그 자리에 세 가지 어려운 문제를 풀어낸 대신을 참가시켰다. 그런데 나타난 대신은 허름한 옷차림이었다.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은 의아히 생각했다.

“임금님 저는 법을 어겼습니다. 늙은 부모를 버릴 수가 없어서 지하실에 감추고 있었습니다. 이제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 어려운 문제를 풀어준 사람은 저의 부모님이십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즉시 왕 스스로가 선두에 서서 산에 버린 늙은이를 찾으러 출동시켰다.(민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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