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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41화.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말하지 마라(외편 추수)

간천(澗泉) naganchun 2009. 9. 5. 04:50

 

제41화.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말하지 마라(외편 추수)

 

  “가을 물이 때를 맞아 불어서 모든 강물이 황하로 흐른다.” 곧 가을이 되어 물이 불었다. 이에 하백은 득의연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자기의 강이 갑자기 넓어져서 양쪽 기슭에 마소마저 볼 수 없었다. 하백은 “기뻐하면서 천하의 아름다움이 모두 자기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득의연하여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갔다.

 

  그런데 동쪽으로 가서 북해에 이르러 보니 이것은 또 망망하여 끝이 없다. 그래서 하백은 비로소 지금까지의 자기의 생각을 바꾸어 정신을 잃은 듯이 북해의 신에게 말을 걸었다. “실은 지금까지 나는 나보다 나은 것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매우 틀린 것이었습니다. 만일 내가 계속 그런 생각으로 나간다면 아마도 천하의 사람들이 비웃었을 것입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북해의 신은 그에 대하여 가르쳤다.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말하지 마라. 이는 허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곧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바다의 크기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것은 허(虛) 곧 우물 안의 좁은 공간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여름 벌레는 얼음을 말하지 마라. 이는 때를 굳게 믿기 때문이다.” 곧 여름 벌레가 겨울의 얼음에 대하여 말하지 못하는 것은 짧은 시간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곡사(曲士)는 도를 말하지 마라. 이는 속된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곧 곡사는 사물의 한 쪽만을 보고 대국적으로는 통하지 않는 선비이므로 쓸데없는 속된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북해의 신은 이처럼 강의 신 하백에게 충고하고, 그리고는 북해의 위대함을 말한다.

  “천하의 물은 바다보다 큰 것이 없다. 모든 강이 여기로 흘러 들어오는데, 언제까지 지나도 이것이 가득 차는 법은 없다. 또 바다의 물은 조금씩 흘러 새고 있으나 언제까지 지나도 물이 없어지는 법이 없다. 봄이나 가을이나 변하지 않고, 가물 때나 비가 올 때에도 증감의 구별이 없다. 그것이 북해이다. 그러나 이만큼 큰 자신이지만, 나는 결코 이것으로 만족해하고 있지는 않다. 자신의 처지에 있어서의 관계를 보면, 이것은 아직 작다. 마치 작은 돌멩이나 작은 나무가 큰 산에 있는 것과 같다. 큰 산에서는 작은 돌멩이도 작은 나무도 수로 헤아리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중국의 세계 속에서의 관계도 역시 같을 것이다. 큰 창고에 있는 한 알의 쌀알과 같은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인간이라는 것의 만물에서의 관계도 마치 말의 몸뚱이에 있는 하나의 털과 같은 것인지 모른다. 그러니까 함부로 자신이 이것으로 가장 큰 것이다. 자신이 가장 훌륭하다고 말하는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은 것이 좋다.” 하고 간절히 하백에게 충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