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무한대에서 보면 큼과 작음은 없다(외편 추수)
하백은 “잘 알았습니다. 그러면 나는 ‘천지를 크다고 하고 터럭은 작다고 하면 좋겠소?” 하고 묻자, 북해의 신은 아니다. 그것도 안 된다. “물량에는 한이 없다.” 곧 물건의 분량은 끝이 없다. 이것은 무한이다. 그러니까 그 사이에서는 큼과 작음이 없다. 많음과 적음도 없다. 무한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영이다.
“시간은 멈추는 일이 없다.” 곧 시간이라는 것은 무한한 것이다. 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옛날도 지금도 없다. 장수했다거나 요절했다 하는 구별도 없어진다. 인간의 운명의 좋고 나쁨. 변화, 이것도 늘 같은 것이 아니다, 한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인간이 얻음과 잃음 곧 분수라고 한다. 분수라는 것은 늘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을 생각해보면 무엇을 얻어서 기뻐하고 무엇을 잃어서 걱정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더 나아가면 사람의 삶도 한 가닥의 그물이다. 그러니까 그 한 부분만을 취하여 삶이라고 하고, 다른 것을 죽음이라 해서 구별하는 것도 틀린 것이다. 결국 우리들이 큼과 작음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모두 틀린 것이라고 깨우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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