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일 년 365일이 어버이날입니다만 우리는 유독 이 날, 오늘 5월 8일로 한정시켜 거사를 치러 버리려합니다.
그 날 하루에 모든 효도를 할 듯, 마음의 짐을 그 날에 한정시켜 갚고 홀가분해지려는 듯이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인연이란 무겁게 생각하면 무거운 것이지만 항상 한결 같이 일상을 살아내는 습관처럼 생각하면 그 일은 그다지 힘들고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거리의 가게 앞에는 카네이션 바구니들이 즐비합니다. 5월은 따뜻한 기후 탓에 길 가에서 이동하는 사람들 조차도 그 꽃을 만끽 할 수 있습니다. 추우면 가게 안에, 그것도 유리케이스 안에 가둬두고 고이 간직되고 있을 꽃들이지만 5월이니만큼 실제 기온에서도 너끈 견딜 수 있기에 가게 앞에서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러면서도 어버이날의 홍보대사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카네이션으로 상징되는 어버이날, 보그락이 피어오른 그 꽃들이 부모님의 빨간 심장을 보는 듯 뜨겁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은 장작불의 불 꽃 같습니다. 꺼질 줄 모르는 아랫목 굼불 같습니다. 따뜻합니다. 어떨 때는 지질 수 있을 만큼 뜨겁습니다. 온 몸이 해동되고 마음이 풀리는 손길입니다.
내가 나고 자라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나서 어버이날만이라도 부모님을 어떻게 기쁘게 해 드려왔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과연 그 날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생각해봅니다.
그 동안 그냥 뜨뜨 미지근한 마음만 표현한 것 같습니다. 나도 부모님의 신경통을 지져드릴 수 있을 만큼 뜨거운 불을 지펴서 푹 쉬고 일어나면 개운해지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좋은 찜질방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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