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 산다면 이 부부처럼
● 하나, 순애보가 있는 부부
부부는, 아니 그 전에 결혼을 해야 부부가 되는 것이므로, ‘결혼은 한 쌍의 남녀가 ‘일시적인 열정에 사로잡혀 좁은 집에서 함께 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둔감력을 지은 작가는 말했다.
그건 너무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아니다. 정말 대단한 역사적인 일이다.
서로 너무 모르던 두 사람이 만나 왠지 서로를 돌봐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결혼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는 순애보가 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는 순애보가 있어야 한다. 즉,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 없이 결혼해서 살다보니 서로에게 더욱 끌리는 부부가 있다면 그건 정말 다행이고 축복이다. 감사한 일이다. 부디 그러길 바란다.
이 부부에게는 순애보가 있다. 일단 증거로서 서로 주고 받은 러브레터가 있다. 지금은 불태워서 없다고 하지만 본 적이 있다. 장롱 속에 고이 모셔 둔 그 손으로 쓴 편지들을 보았다. 워낙 깔끔한 성격의 여인은 자신이 보낸 편지는 아마도 많이 없앴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남자가 그 여인에게 보낸 편지는 차곡 차곡 쌓여 있었다. 편지들끼리 오랜 세월 서로 엉겨서 떼어내기도 힘들 만큼 켜켜이 보관된 비밀문서들이다. 왜 여자의 편지는 적고 남자가 여인에게 보낸 편지가 더 많은가 생각을 해 보면, 여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를 막론하고 자신이 남성보다 더 쫓아다녔다는 것을 한 것처럼 인식되고 싶어 하지 않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이 편지를 보냈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만나서 하나의 가정을 이뤘을 때 분실 될 가능성이 큰 쪽은 여성이 남성에게 보낸 편지가 숫적으로 상당히 적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남자가 여성을 향해서 구애를 해서 이루어진 것이 견고하고 흔들림 없고 그게 오케이 싸인이라고 생각들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쨌던 그렇게 그 부부는 순애보로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수 많은 난관과 어려움과 이해 못함과 힘겨움을 이겨내고 닮아가듯 살아가고 있다.
● 실과 바늘 : 혼자 또 같이
실과 바늘이다. 실이 없어도 바늘은 실제로 하는 일이 많다. 발이나 어디 물집이 잡혔을 때 바늘 끝을 성냥불로 소독해서는 물집을 터트릴 수도 있고 고름을 터트릴 수도 있고 그렇다. 물론 실도 자제척으로 할 일이 많다. 칫실이 없을 경우에는 이 사이에 낀 이물질을 실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제거할 수도 있다. 물건을 졸라맬수도 있다. 체 했을 때는 손가락을 질근 동여맬 수도 있다. 아 참 이 경우에는 실로 손가락을 조인 후에는 바늘이 와서 콕 찔러서 피를 내고 쳇기를 빼주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실과 바늘은 동지다.
부부사아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좁은 집에서 두 사람이 함께 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가깝기 때문에 일어나는 약간의 충돌이다. 이 부부는 그러기 전에 가끔씩 서로의 옆 자리를 비워준다. 남자는 노래를 부르러 가기도 하고 어디 마실을 가기도 한다. 여자는 먼 시장으로 쇼핑을 간다. 손에 몇 만원 쥐고 누구보다도 행복한 쇼핑을 하고 온다. 그리고 가끔은 남자를 위해서 세 네 시간 거뜬하게 혼자 있는다.. 목욕을 가서 피곤한 심신을 달래고 온다. 그 사이 남자는 그냥 있지 않는다. 쉼 없이 뭔가를 한다. 남자는 컴퓨터로 글을 쓰고 이런 저런 자료를 검색하여 번역을 한다. 요새는 여자 없이 새록 새록 낮잠을 즐기는 시간이 늘고 있지만 말이다.
● 골든 에이지 : 인내와 담담함으로 묵묵히 이어온 시간들
이 부부는 노후에 담담하게 당신과 함께여서 좋다고 말한다. 우리로 하여금 함께여서 고맙다고 느끼게 한다. 말은 하지 않아도 이 부부는 닮은 듯 전혀 다른 성정으로 각각의 시간을 짜고 또 하나의 모자이크를 끊임없이 만들어 간다. 그들이 담담하고 소박하게 일상을 보내는 모습은 길고 긴 인내를 거쳐 온 결과이다. 인내 뒤에 숨겨진 부부의 사랑과 담담한 수채화 같은 정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멋지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부부의 날, 어떤 연유로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산다면 이 부부처럼 살 일이다.
* 요즘 지식인이든 유명 가수이든 그 사람을 따라하거나 앙망하면서, 누구 누구에게 ‘헌정’한다는 표현으로 ‘헌정’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을 보았다. 위의 글은 부모님께 헌정하는 글!!. 즉, 우리 부모님처럼 살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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