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맞추기처럼 재미있는 우리 한글
소리를 기록한 글이 한글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글은 이미지다. 형상을 기록할 수 있는 글이다. 마음처럼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유형으로 만들어 내는 그런 힘을 가진 글이다.
한글은 멋진 그림을 조각 조각 내었다가 흩으려 놓고 다시 그림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 작은 조각들을 짜맞추는 퍼즐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스릴이 있고 재미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기존에 정해진 글들 외에도 엉뚱한 외계인의 의성어까지도 나타내 보일 수 있는 그런 글이다. 무궁무진한 재능을 가진 글이다.
요즘 3D 프린터가 뜨고 있는데, 한글은 바로 그런 3D프린터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이다.
이 세상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현상과 발견과 발명 등을 통해서 조각 조각 나누어진 다양한 것들을 조합시켜서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우리 인간들.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한글과 같은 통합적인 글이다.
한글을 사랑하라고 한다. 무턱대고 한글을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한글이 어떤 존재인지를 체험하지 않고서는 사랑할 수 없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무조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바로 한글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축복이고 선물인 줄을 우리는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다. 공기처럼 말이다.
오늘은 모처럼 공휴일 한글날이다. 그 동안은 쉬는 날이 아니었다. 잠시 짧은 짬을 내서 순간이라도, 나에게 한글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내 생각을 어떻게 일기로 남길 것인가, 수첩에 메모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업무를 어떻게 보았을 것인가?
거창하게 그렇게 까지 가지 않더라도 친구에게 어떻게 문자 메시지를 날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자.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톡을 하기 전에 아주 잠시 동안 생각해보자. 오늘은 한글날이니까.
한편, 한글날에 세종대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옛 현인에게도 뒤늦게나마 노벨평화상을 드릴 수만 있다면 세종대왕에게 바쳐야 하지 않을까?
세종대왕의 그 마음을 생각해본다. 당신이 고생 고생 머리 아프게 골몰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연구하고 실험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든 글. 그건 당신이 혼자 자신을 위해서 쓰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특허를 내서 저작권을 가지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이 나라 국민에게 세세토록 쓰여지게 할 글을 주기 위한 그 한 가지 염원으로 하신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
이 마음이야말로 노벨평화상감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리더의 진정성 그거 하나로 집념으로 사랑으로.
한글날은 그렇게 또 지나갈 것이다. 우리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고 기록된 것을 읽을 것이다. 우리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와도 같은 우리의 한글을 깨끗하고 곱고 소중하게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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