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문종제와 환관 구사량
환관이란 왕의 심부름을 하는 노예와 같은 신분이다. 그러나 때로는 권력을 잡고 정사에 깊이 관여하기도 하여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이제 환관이 횡포의 예를 보기로 한다.
당나라 14대 황제는 문종제(文宗帝)이다. 그 때 당나라는 환관이 득세하여 그들이 정치에 간섭하였던 시대였다. 이에 문종제는 정치가들과 짜서 환관을 죽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이 사전에 발각된 때문에 황제는 그들에게 협박당하고 관계한 정치가들은 환관에 의하여 처형되었다. 그런 후로 모든 정사는 환관들이 행하게 되었다. 이 정변을 <감로의 변>이라한다.
그런데 당시 환관의 수장은 구사량(仇士良)이라는 사람이었다. 그의 횡포는 너무 심했다.
그는 관료들 앞에서 문종제에 대하여
“황제는 저런 과실 이런 과실을 범했다.”고 말하여 문종제에게 욕을 주었다.
그러나 문종제는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 문종제는 대신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역사상 어느 황제를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대신은 대답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천하의 사람들은 요임금 , 순임금 같다고 합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중국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제왕이다.
그런데 대신들은 불쌍한 문종제 앞에서 참말을 말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문종제는 이렇게 답하였다.
“그것은 이상하다. 나는 한나라의 헌제(獻帝)보다 못한 것이 아닌가?”
헌제는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이다 그는 조조(曹操)에 의하여 곡두가시 구실을 한 불쌍한 임금이었다.
문종제는 말을 계속하여
“헌제는 가신인 조조의 곡두각시였지만 나는 노예인 환관의 곡두각시가 되었다. 헌제보다 나을 이가 없지 않은가?”
문종제는 말을 다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 대신들은 엎드려서 눈물을 흘렸다.
문종제를 조종하던 구사량은 “황제 다루는 법”을 후배들에게 전수하였다.
“황제에게 여가를 주어서는 안 된다. 혹시 여가가 있으면 책을 읽거나 학자를 만나서 훌륭해지고 만다. 그러면 우리들은 권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너희들은 황제의 마음을 항상 노는 방향으로 돌리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황제를 호사시키고 휴식을 주지 말라. 그러면 모든 것은 우리들 차지이다.“
끝으로 문종제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궁중제(宮中題)
輦路生秋草(연로생추초)
上林花滿枝(상림화만지)
憑高何限意(빙고하한의)
無復侍臣知(무복시신지)
궁중--
나의 수레가 가는 길엔 가을 풀이 무성하다.
정원에는 가지마다 꽃이 만개하였는데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생각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것을 알아주는 신하는 아무도 없구나.
*문종제는 우수한 인간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인간이라도 환경이 나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그는 병이 나서 839년에 3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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