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등에 타서 살아난 가수
옛날 베리안도로스가 그리스의 코린토를 지배하고 있을 때이다.
이 궁전에는 아리온이라는 유명한 가수가 기숙하고 있었다. 예술가를 보호하는 것은 이미 지배자의 중요한 일이었다.
한 번은 아리온이 이탈리아 공연을 하였는데 공연은 대성공하여 아리온에게는 큰돈이 들어왔다. 그 막대한 돈을 안전하게 가져오기 위하여 코린토로 돌아오는 배에는 믿을 수 있는 코린토 사람을 선원으로 쓰기로 하였다.
그런데 배가 해상에 멀리 나오자 갑자기 선원들은 아리온을 죽이고 돈을 빼앗을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아리온은 금은 필요한 만큼 줄 터이니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이 애원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안 그는 이 세상의 추억으로 한 곡을 부르게 해달라고 원하는 것이었다.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고 기뻐한 선원들은 이 청을 받아주었다.
아리온은 연주회용 의상으로 화려하게 몸을 장식하고 혼자 선미의 갑판에 높이 서서 중앙 갑판에 모인 선원들을 향하여 하프를 타면서 낭랑한 목소리로 한 곡을 불렀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자 선미에서 바다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배는 그대로 코린토를 향하여 왔다. 그러나 몸을 던진 아리온은 죽지 않았다. 아리온의 노래에 반한 것은 선원들만이 아니었다. 노래에 끌리어 선미에서 노래를 듣고 있었던 것은 한 마리의 돌고래였다. 이 돌고래는 떨어지는 아리온을 받아 등에 태우고 먼저 그리스로 돌아왔다.
항구에 도착한 아리온은 코린토에 가서 궁전에 들어가 그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베리안도로스왕에게 말했다. 그러나 돌고래 등에 타서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아서 아리온은 집안에 유폐되었다.
이윽고 배가 코린토에 도착하자 서둘러서 베리안도로스왕은 선원들을 왕궁으로 불러서 그 동안의 일들에 대하여 보고를 받았다. 그러자 “아리온은 이탈리아에서 건강해 보였다.”는 말을 하였다. 그때 숨어서 듣고 있던 아리온이 바다에 몸을 던질 때와 같은 화려한 차림으로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죽은 줄만 알고 있었던 아리온이 살아있음에 놀란 선원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솔직하게 자백하였다.
아리온은 돌고래가 살려준 은혜에 감사하여 자신이 바다에서 올라온 마을의 신전에 자그만 동상을 봉납하였다. 그것은 돌고래에 탄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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