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숭상하는 사회로
요즘 신문을 보기가 겁이 난다. 아직 잊어버리지도 않았는데 어린이 유괴니 연쇄 살인이니 비인륜적인 성범죄, 노부모 유기, 심지어 부모를 살해했다는 등의 기사가 오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어린이나 중학생의 등하교길 안전을 걱정하여 감시해야 되고, 부녀자의 밤길을 두려워해야 하며, 노인들이 늙어 감을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전 어느 시대에 이토록 살벌한 사회가 있었으며 우리 민족이 이토록 포악했었는가?
옛날에는 “의식이 족하면 예절을 안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나 풍요롭기 때문에 기상천외의 엽기적인 범죄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촌을 바탕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과 상부상조하며 인정이 넘치는 가운데 예의를 숭상하고 의리를 소중히 여기는 윤리적 전통 속에서 살아 왔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은 와해되고 도시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전통적 가치관은 소외당하고 새로운 외래문화에 현혹되어서 극도로 가치관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곧 서구적인 것만이 현대적이고 진보적이며 합리적이고 생산적이라서 추종해야 할 것이고, 전통적인 것은 고식적이고 퇴영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비생산적이라 하여 버릴 것으로 그릇되게 인식하는 신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전통문화의 절대가치는 상실된 채로 물질숭배에서 배금주의가 만연하고 경쟁우위의 생활 수단만이 득세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자아의식의 혼란을 가져오고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하여 포악의 극에 달한 패륜적인 범죄 행위마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져버림으로써 가치 판단의 혜안을 잃어버리고 키 없이 21세기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앞날이 두렵다.
일반적으로 전통이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축적되고 계승되어온 문화적 유형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국문화라 하면 한국의 전통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전통이라고 하기보다 전통문화라는 말로 표현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전통과 문화는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통과 문화는 완전 동일한 개념은 아니고 많은 부분이 겹쳐지는 의미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디 구분을 하자면 문화가 현재 생성되고 소멸되어가는 모든 인간의 활동을 포괄하는 용어라고 한다면 전통이라는 말은 오래 지속된 것 혹은 문화의 정수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 한다. 이는 민족마다의 고유한 전통문화의 융성발전을 기함으로써 독자의 전통을 살려야 할 시대임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오히려 전통 문화가 소외될 가능성이 짙다. 왜냐하면 전통문화의 세계에서 살아온 세대보다도 신세대가 더 많아질 것이며 신세대는 전통문화에 대하여 위화감을 느낄 터이니 말이다.
그러나 미래 학자들이 예견하는 바는 물질 만능으로 치달은 산업사회 이후의 사회상은 전통을 되찾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한다. 고도의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고부가가치의 장치를 장전시킴으로써 고도의 성능과 다양하고도 미려한 디자인으로 인간의 요구하는 바에 앞서서 또한 인간이 사용방법을 익히기도 전에 다시 새로운 기기가 시장에 범람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새로운 기기에 대한 호기심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지마는 그 사용방법의 변화 속도에 따라 갈 수 없어 인간은 불만을 느끼고 점차 기계가 아닌 자연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간 부활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미래 연구 단체인 <구릅 ST>의 예견으로는 미래의 인간은 노자와 장자의 자연주의 사상만이 과학주의와 자연주의 사이에서의 인간의 갈등을 해소해 줄 것이므로 노장사상이 인기를 얻게 된다고 예견하고 있다.
이는 동양 전통적인 사상에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우리는 현대 과학문명의 소산에서 파생되는 비윤리적인 면을 억제하고 자제하여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사회를 지향하기 위하여 자연을 숭상하고 자연 속에서 생성된 우리의 전통문화를 발굴하여 재조명하고 재창조하며 계승 발전시켜서 전통을 숭상하는 사회를 이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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