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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단상

과유불급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7. 17:50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사(子張=孫師)와 상(子夏=卜商)과는 어느 쪽이 현명합니까?”(선진15)

사(師)는 성은 전손(顓孫)이고 이름은 사(師)이며 자장(子張)은 자이다. 공자의 제자로서 공자보다 나이가 48세나 어리다.

상(商)은 성은 복(卜)이요 이름은 상(商)이며 자하(子夏)는 자이다. 공자의 제자로서 공자보다 44세가 어리며 공문십철 중의 한 사람으로 문학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자공은 공자보다 31세가 어리다고 하니까 자장보다는 17세나 연상이고, 자하보다는 13세가 연상이니 선배로서 촉망 받는 후배들에 대한 스승님의 평을 듣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대조적인 성격의 소유주였던 것 같다. 그러므로 공자의 가르침은 방법이 조금 달랐다.


논어에 따르면 자장이 공자에게 물었다.

“우리들 선비는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로부터 달인(達人)이라는 평을 듣게 됩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네가 말하는 달인이란 어떤 내용의 사람을 말하느냐?”

이에 자장이 말하기를 “사회에 나가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주게 되고, 집에 들어와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주게 되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이에 공자가 말하기를

“그것은 유명한 사람일 뿐 달인은 될 수 없다. 달인이란 성질이 정직하고 바른 일하기를 좋아하고 남의 의견을 새겨듣고 태도를 잘 살펴보아 상대방 심리를 올바로 파악해서 언제나 겸손한 태도로 내 몸을 낮추게 되니 사회에 나가서도 반드시 달인 대우를 받게 되고 집에 있어도 달인의 평을 듣게 될 것이다. 저 유명하다는 사람들은 겉으로만 착한 듯이 보이고 행동은 달리하고 있으며 그러고도 그 자신 그것이 잘하는 것인 줄로 믿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에 나가도 이름만 알려질 뿐이고 집에 있어도 이름만 알려질 뿐이다.”(안연20)
 공자의 이 말씀은 자장의 허영심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두들겨 맞을 만큼 자장은 무엇에나 적극적이어서 자유분방하게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점이 있었다. 그래서 지나치다는 평을 받았다.

친구인 자유(子游)가 말하기를 “내 친구 자장은 재주가 뛰어나고 기개가 높아 다른 사람이 따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아직 어질다고는 할 수 없다.”(자장15) 고 평했고, 증자(曾子)는 말하기를 “자장은 참으로 당당하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어진 일을 밟고 나아가기는 힘들다.”(자장16) 고 평했다.


한편 자하(子夏)에게는 이렇게 깨우쳤다고 한다.

“너는 군자유(君子儒)가 되고 소인유(小人儒)가 되지는 마라.” (옹야13) 곧 군자유란 자기 수양을 본의로 하는 구도자다운 대국적인 학자를 말하고, 소인유란 지식을 얻는 데에만 급급하여 명성을 쫓는 소극적인 학자가 되지는 마라는 뜻이다.
아마도 자하는 금과옥조로 지키는 규범에 묶이어 운신의 폭이 좁은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았다.


공자는 이 두 사람을 비교해 주기를 바란 자공에게 대답하여 말하기를

“사(자장)는 정도에 지나친 점이 있고, 상(자하)은 좀 모자라는 편이라 할까.” 하고 대답하자 자공이 묻기를 “그러면 사가 나은 편이 되겠습니까?”

이에 공자가 말하기를 “그런 것은 아니다 도에 지나친 것이나 미치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선진15)

이 말은 모든 일에 중용을 지키어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지나치게 도락에 빠지거나 자기 취미에 빠지거나 향락에 빠져서 결국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억누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해도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명심보감 계선편에 나오는 마원의 말씀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마원이 말하기를 “종신행선(終身行善)이라도 선유부족(善猶不足)이요 일일행악(一日行惡)이라도 악자유여(惡自有餘)니라.” 곧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를 악한 일을 행하여도 악은 스스로 남음이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종신행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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