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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책을 찾아내는 일

간천(澗泉) naganchun 2018. 10. 14. 11:31

                                                                 책을 찾아내는 일




책이 가지런히 서가에 꽂혀있는 광경은 바라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책의 표지를 디자인 하는 사람들은 겉표지에 그 책의 핵심을 표현하려고 고민을 할 것이다.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 나를 향하여 그 얼굴을 보이면서 우리들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 그렇게 편편하게 뉘여진 책들 이외의 책들은 대부분 공간의 제약도 있고 해서 서가에 표면보다는 대략 10분의 1(책의 내용 분량에 따라 두께가 달라지지만)에 해당하는 비교적 늘씬한 두께로 나란히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도서관에서도 예전에는 책들이 대출 신청을 하면 사서가 친절하게 몸소 행차해서 해당 서가에서 그 책을 가져다가 빌려주었었다. 지금은 책을 구하는 사람이 직접 서가로 가서 원하는 책을 찾아서 대출받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매우 귀한 책들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요즘은 반납한 책은 자동 반납기에서 바코드 인식을 시키면 반납 처리가 되고 그 옆에 있는 손수레위에 얹어두면 된다. 나중에 사서들이 해당 책들의 분류기호에 해당하는 서가에 꽂아 놓고, 다음을 대비하게 된다. 사서분들이 책마다 분류해서 원래 있었던 자리, 약속된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 것이다.


나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을 때마다 원하는 책의 분류기호 번호에 해당하는 장소에 제대로 있을 경우에는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찾는 데 조바심이 난다. 그래서 책을 찾으러 갈 때마다 쉽게 찾으면 기분이 좋다. 가끔 책이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닌 다른 엉뚱한 곳에다가 두는 심술도 부리기도 한다.


그렇게 엉뚱한 장소에 있더라도 찾는데 어렵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디지털 공간에서 책이나 영상물을 다운받는 과정은 쉽다. 반납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온라인 공간이 아닌 실물 공간에서도 반납하는 과정이 쉽고, 또 다시 그 책을 진열되어 있는 서가에서 찾기 쉽게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모든 책에는 바코드가 있다. 거기에 모든 책 마다 디지털 칩을 식재해서 반납을 한 사람이 어디에 꽂아두더라도 다음에 찾는 사람들이 그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처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즉, 사서가 반납된 책을 다시 해당 서가에 가져가서 꽂아놓는 번거로움 없이 반납되는 족족 순차적으로 서가에 그냥 꽂아놓으면 책을 대출받으려는 사람은 검색만 하면 되는 식으로 말이다. 아니면 아무 서가에나 꽂아두더라도 책을 원하는 사람이 검색만 하면 그 책이 꽂혀있는 곳에서 불빛이 점멸하면서 ‘저 여기 있어요!’ 라는는 식으로 말이다. 과학책이든 문학책이든 꼭 자기 영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산재하면서도 그것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한다면 어떤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서들의 분류 및 정리 작업이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있다. 책들을 확인하고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 파손된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도서관에 가 보면 사서들은 없고 자원봉사자들이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림이 연출된다. 사서들은 다 뒤 공간에서 다른 더 중요한 업무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도서관의 미래를 위한 기획서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뭐 그저 한가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갈수록 종류와 수량이 다양해지는 쏟아지는 책들을 담아내고 찾아내는 노우 웨어 (know where) 기술의 진보를 바라는 바이다.